[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글로벌 IT 기업들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세기의 대결’이라는 이번 바둑 대국을 통해 구글은 AI 분야의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굳혔지만, 이미 IBM이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관련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오히려 과거 체스나 퀴즈쇼 등을 통해 AI 분야의 주목을 받은 것은 IBM이 먼저다. 실제 이들 기업이 지난 2년 간 인공지능에 투자한 액수만 약 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들은 어떤 인공지능 기술에 힘을 쏟고 있을까.
우선 IBM의 경우, 지난 2011년 미국 유명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한 바 있는 슈퍼컴퓨터 ‘왓슨’을 발전시켜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시켰다.
IBM에 따르면 ‘왓슨’은 다양한 형태의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하며, 정보 및 사람간의 소통으로부터 배우고 사람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다. 현재 왓슨은 의료 기록 분석 등을 비롯해 은행, 보험, 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왓슨을 적용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AI 로봇 ‘페퍼’는 이미 일본 내 1000여 개 네슬레 커피 매장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으며, 힐튼 호텔 역시 왓슨과 결합한 스마트로봇 ‘코니’를 개발, 숙박객을 응대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MS도 지난 2014년 인수한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AI 연구에 나선다. 마인크래프트는 사용자가 레고 모양의 블록을 쌓아 나가며 자유롭게 모험을 펼치는 게임으로, MS는 외부의 명령 없이 AI 스스로 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할 예정이다. MS는 이미 음성인식기술을 활용한 개인비서 ‘코타나’를 출시한 바 있으며, 하반기에는 내부적으로 사용해 온 AI 테스트용 플랫폼 ‘AIX’도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페이스북 역시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구글과 비슷한 AI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기계학습(머신러닝) 학습분석 하드웨어(HW)인 ‘빅서’와 기계학습 개발 환경인 ‘토치’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애플은 AI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 판독 기술을 보유한 퍼셉티오와 음석인식기술업체인 보컬IQ 인수에 이어 올해는 사람의 표정으로 감정을 식별할 수 있는 이모션트를 인수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HP는 기계학습 기능이 탑재된 클라우드 서비스 ‘해븐’을 MS 애저 기반으로 월 10달러에 재출시했으며, 알파고로 AI 분야 선두기업 이미지를 굳힌 구글도 심층 회선 신경망(Deep CNN)으로 연결된 로봇을 새롭게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