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콩그레스(MWC)2016’의 전시규모를 예년에 비해 축소했다. MWC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전시회다. 삼성전자가 전시공간을 줄인 것은 MWC 참가 이래 처음이다. 최근 2~3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 부진과 연관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WC2016 참여 규모를 줄였다. 지난 2013년 피라 몬주익에서 피라 그란비아로 행사장 변경 뒤 삼성전자의 전시규모 축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대행사도 최소화 했다. ‘갤럭시S7’ 발표를 위한 언팩 외 공식행사는 없다.
MWC2015에서 삼성전자는 ▲홀2 반도체(400제곱미터)와 네트워크 장비(405제곱미터) ▲홀3 모바일(2185제곱미터) ▲홀8.1 애플리케이션(앱) 등 콘텐츠 서비스 전시관(322제곱미터) 등 4곳에 총 3312제곱미터의 전시관을 운영했다. 홀3이 주 전시관이다.
하지만 올해 MWC에서 삼성전자는 홀3 주 통로에 면한 441제곱미터를 포기했다. 홀8.1 전시관 322제곱미터도 버렸다. 대신 홀6에 356.5제곱미터 전시관을 새로 차지했다. 반도체와 네트워크 전시관은 각각 220제곱미터와 35제곱미터를 키웠다. 4개 전시관은 유지하면서 총 전시면적을 3160.5제곱미터로 재편했다.
삼성전자는 “전시 축소는 IM부문 실적부진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은 아니다”라며 “회사의 장기적 목표를 갖고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전략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WC 주최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한다. GSMA는 전시에 참가하고 있는 업체에 내년 장소를 선점할 수 있는 우선권을 준다. 한 번 공간을 얻으면 내주기 쉽지 않은 만큼 한 번 공간을 잃으면 회복하기도 쉽지 않다. 대신 ‘소비자가전전시회(CES)’와 ‘국제가전박람회(IFA)’ 등 세계 3대 전시회 중에서 임대비가 가장 비싸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번 선택은 회사의 입장 변화와 비용절감 양쪽 모두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MWC 참여 성격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취해왔다. 삼성전자는 2015년 5년째 하던 MWC 개발자 행사를 중단했다. 대신 2015년에는 개발자 행사를 하던 공간에서 기업(B2B) 파트너 대상 설명회를 열었다. 홀3 전시도 기업(B2B) 위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이후 B2B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IM부문의 돌파구도 B2B에서 찾고 있다. 보여주기 행사보다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전시관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번에도 개인(B2C)는 줄였지만 B2B는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