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기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고 얘기를 한다. 개가 무는 것은 평범한 현상이지만 사람이 개를 무는 것은 평범하지 않다. 그래서 기사로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강 위원이 지적한 사례는 이달 4일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인수합병 관련 토론회에서 발생한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언론학회가 세미나 하루 전날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는데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일방적으로 인수합병 반대, 비판 내용이 담겨 있었다. SK텔레콤의 항의로 주최측이 세미나 진행도중 “잘못된 보도자료”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언론에도 메일을 보내 관련 보도자료를 쓰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강 위원은 SK텔레콤이 언론사에 로비를 해서 언론학회의 공정성 관련 기사들이 나왔고 인수합병을 비판하는 내용은 적었다는 것이다.
강 위원이 문제를 제기한 4일 토론회를 복기해보자. 기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에 있었고 강 위원이 소위 ‘로비’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하는 기사도 작성했다.
주최측이 공식적으로 보도자료 내용에 대해 사과하고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발제자도 해당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 그게 기사로서 가치가 없다고?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 위원이 ‘로비’로 치부한 건은 어느 매체가 됐던 기사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만 하다. 같은 패널, 발제자가 나와 반복하는 인수합병 찬반논란 보다는 차라리 더 신선하다.
가뜩이나 비슷한 토론회가 반복되고 같은 패널들이 나오면서 인수합병 찬반공방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시들해지고 있다. 당시 토론회에는 10여명 남짓한 기자들만 현장에 있었다. 현장에 있지 않은 기자들은 아마도 언론학회가 제공한 보도자료에 충실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언론학회 스스로가 인정한 편파적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평범하지 않은 현상에 대한 가치 판단과 부적절함에 대한 비판이 순식간에 ‘로비’의 결과물이 돼버렸다.
설득력 있는 기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사람이던 개가 됐던 일단 ‘물었다’는 팩트가 존재해야 한다. 강 위원에게 묻고 싶다. ‘로비’ 발언은 팩트에 근거한 것인가? 팩트에 근거했다면 기자는 강 위원에게 정중히 사과하겠다. 그렇지 않다면 공개된 장소에서 언론과 기자들을 순식간에 ‘로비’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에 대해 강 위원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나쁜 기자는 아님 말고 식의 기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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