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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회 주관 SKT-헬로비전 M&A 세미나 공정성 논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세미나가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발표 내용과는 달리 일방적 비판 내용만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해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학회는 4일 서울 방송회관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디어미래연구소의 이종관 박사, 선문대학교 황근 교수가 경제학적, 정책적 관점에서 합병이 가져올 미디어 시장 변화와 이용자 복지 등에 대해 발제하고 이해당사자, 전문가 등이 모여 토론을 가졌다.

문제는 언론학회가 언론사에 뿌린 보도자료가 발단이 됐다. 언론학회는 세미나 하루전날인 3일 언론사에 두 발제자의 발표 내용을 요약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종관 박사 발표 내용으로는 콘텐츠, 방송정책, 공공성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고, 황근 교수 발제 요약 역시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내용들로만 구성됐다.

이에 세미나 당일 토론자로 참석한 이상헌 SK텔레콤 CR 실장은 토론에 앞서 보도자료 내용에 대해 문제 삼았다.

그는 “언론에 배포했던 보도자료 내용과 발제문을 비교했지만 내용이 달랐다”며 “발제문에는 인수합병에 대한 장점과 단점이 골고루 기술돼 있었지만 보도자료는 특정한 시각에서 내용이 변형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어 “이번 인수합병이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면서도 “학회에서 논의 역시 다양한 관점에서 공정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는 만큼, 공정한 관점에서 진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종관 박사의 발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가 방송정책, 결합상품, 방송서비스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세부적으로 분석했다. 딱히 인수합병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것보다는 인수합병에 따른 다양한 효과를 분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황근 교수 발제는 정책에 집중됐다. 이번 인수합병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과거 IPTV특별법, 케이블TV의 권역화 등 전반적인 방송정책의 문제가 현재 방송산업 위기를 불러온 것으로 진단했다.

이상헌 실장의 항의에 주최측은 세미나 토론이 끝나갈 무렵 공식적으로 보도자료 내용 자체가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언론사에도 메일을 보내 자료를 토대로 한 보도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하루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인 만큼, 행사장에 오지 않은 매체들의 상당수는 보도자료에 기반해 기사를 작성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기자 수는 십여명 수준이었다.

발제를 맡은 황근 교수도 보도자료 내용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황 교수는 “발표를 맡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이 어느 한쪽에 무조건 문제점이 있다고 보기에는 내가 이 사안은 단정적으로 지을 수 없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보도자료에서는 한마디로 나쁜놈이다라고 해버린 꼴이 됐다”며 언론학회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언론학회와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달 서강대학교 법과시장경제센터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교수들이 나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최측이 후원사(KT, LG유플러스) 이름을 공개해 신뢰성과 관련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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