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연중 전 세계서 가장 많은 휴대폰이 팔리는 4분기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좋았던 업체는 승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나빴던 업체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 신제품과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분기는 특히 LG전자와 화웨이에게 중요한 시기다. 화웨이는 프리미엄쪽 교두보 마련 여부가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미래가 걸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폰에서 화웨이는 세계 3위 LG전자는 5위권 밖이다. 3분기 화웨이는 2679만대 LG전자는 1490만대의 스마트폰을 공급했다. 점유율은 화웨이가 7.5% LG전자가 4.2%다. 화웨이는 2분기 연속 3위를 지켰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이 적자로 전환했다.
화웨이는 중국 업체 중 가장 무서운 상대다. 샤오미나 레노버는 한 수 아래다. 샤오미는 특허 문제로 중국 밖에선 큰 힘을 쓰지 못한다. 레노버 역시 중국 중저가폰이 주력이다. 모토로라 인수는 효과를 그리 보지 못하고 있다.
고가폰 시장 안착이 이번 분기 화웨이의 목표다. 투톱체제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제품은 ‘넥서스6P’다. 안드로이드 6.0버전(마시멜로) 운영체제(OS)를 처음 탑재한 제품이다. 5.7인치 WQHD(1440*2560)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금속몸체에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를 갖췄다. 가격은 67만원이지만 사양은 프리미엄폰이다. 다른 한 축은 오는 26일 공개할 ‘메이트8’이다. 화면은 넥서스6P보다 약간 큰 6인치. ‘아이폰6S’처럼 터치의 압력을 감지해 조작하는 사용자환경(UI)을 채용했다.
화웨이가 고가폰 공략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이다. 스마트폰의 머리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직접 만든다. 고가폰용 AP를 직접 만드는 제조사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뿐이다. 하반기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외에 눈에 띄는 고가폰 신제품이 없는 이유도 그래서다. 대부분 업체는 퀄컴 AP를 쓴다. 퀄컴 AP 신제품은 내년에나 나온다.
LG전자는 물러설 곳이 없다. LG전자는 프리미엄은 ‘V10’으로 중저가는 ‘넥서스5X’로 대응한다. 하지만 사실상 넥서스5X를 중심으로 한 중저가 시장이 핵심이다. V10은 상반기 선보인 ‘G4’와 대동소이하다.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플러스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와 겨루기 쉽지 않다.
넥서스5X는 구글 브랜드지만 LG전자 실적이다. 전작인 ‘넥서스5’도 그랬다. 넥서스 시리즈는 미국 등에서 인기가 있다. LG전자가 해외서 희망을 걸고 있는 시장은 북미다. SA 집계결과 지난 2분기 LG전자는 북미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북미에서만 560만대를 팔았다. LG전자는 넥서스5X외에도 ‘G비스타2’ 등 보급형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의 실적은 롤러코스터다. 흑자와 적자를 오가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 흑자였지만 3분기 적자로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선 고가폰 판매 비중 확대가 1순위지만 판매량을 늘려 원가를 줄이는 법도 있다. 보급형으로 돈을 남기려면 많이 팔고 부품은 공용화해야 한다. LG전자와 중국 업체의 판매량이 벌어질수록 LG전자는 원가경쟁력을 상실한다. 프리미엄만 쳐다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