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불똥이 매각을 추진 중인 씨앤앰으로 튀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 통용되던 ‘가입자당 100만원’ 공식이 CJ헬로비전을 통해 깨지면서 가치폭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씨앤앰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를 소유한 MBK 등은 2007년 이민주 회장으로부터 2조2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MBK는 인수당시 마련했던 펀드만기가 다가오는데다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올해 초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비싼 매각대금으로 아직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씨앤앰 매각가격은 2조원 이상으로 추정돼왔다.
MBK가 씨앤앰 인수당시 지불했던 인수대금을 고려하면 2조원대 가격은 일견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MBK가 씨앤앰 인수 당시 케이블TV는 뉴미디어 총아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평가됐지만 10년도 채 안돼 상황이 급변했다. IPTV가 등장하면서 뉴미어 맹주 자리를 내놨고 시장도 계속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정적으로 이번에 CJ헬로비전이 치명타를 날렸다.
SK텔레콤은 2일 컨퍼런스콜에서 CJ헬로비전 인수가격에 대해 “가입자당 45만원의 가치”라고 평가했다.
MBK가 인수했을 당시 가입자당 가치는 120만원 수준. 물론, 주식을 통한 지분인수와 비상장사 전체를 사는 것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찌됐든 SK텔레콤은 MBK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씨앤앰보다 훨씬 큰 CJ헬로비전을 인수했고 가입자당 가치를 가입자당 45만원으로 평가한 것이다.
현재 가입자당 100만원대에 형성돼 있는 씨앤앰 매각가격도 폭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케이블TV의 가치를 규정해버렸다”며 “이제 이보다 더 비싸게 인수하면 배임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물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다른 사업자들의 연쇄적인 인수합병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가격 자체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반토막이 나더라도 1조원 안팎의 돈을 지불하고 씨앤앰을 구매할 곳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 씨앤앰보다 가입자는 물론, 브랜드 가치도 더 큰 CJ가 1조원 미만에 매각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투자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MBK에게도 가장 큰 시련이 찾아왔다. 시장가치는 인수 때에 비해 반토막 이상이 났다. 과연 MBK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분할매각 또는 눈물의 세일을 단행할 것인지, 현재의 경쟁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CJ헬로비전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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