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내 유무선 네트워킹 시장 점유율 급성장 기대, 독립경영체제 운영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HP가 무선 네트워크 업체인 아루바를 인수·합병하고 유·무선 네트워크 시장 공략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HP는 기존에 인수했던 쓰리콤, 콜루브리스 합병 이후와는 달리 아루바를 주축으로 네트워크 사업조직을 통합하고 있다.
회사 분사로 내달 출범하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이하 HPE)는 ‘HPE 아루바’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유·무선 네트워크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앞으로 새로 나오는 제품들은 모두 ‘HPE 아루바’ 이름이 붙는다.
HPE에서 네트워크 사업을 총괄하게 된 도미닉 오르 아루바 대표는 “향후 2~3년은 무선이 주요 네트워크 인프라가 되고 유선은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대전환이 이뤄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HP와 아루바 결합으로 네트워크 사업을 신속하게 키우고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르 대표는 “양사가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며 “‘시장 공략(Go-to-Market)'’역량을 강화하고 제품군이 서로 보완될 것이란 확신을 갖고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법적 통합이 5월 중순 마무리된 이후로 통합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회사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혀온 오르 대표는 입장을 뒤집은 이유로 우선 무선 네트워크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유선 스위치 제품군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면서 전세계 곳곳에 고객이 많아짐에 따라 100개국 넘는 국가의 수많은 고객을 지원할 수 있는 글로벌 지원조직이 필요했는데, HP와의 결합으로 이를 확보하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아루바는 대규모 캠퍼스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에 주력했지만 중소기업 시장까지 대대적으로 파고들기에 힘에 부친 상태였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아루바가 성장 동력을 가속화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HP와 만나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오르 대표는 앞으로도 자율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받았다.
오르 대표는 “재무적으로는 HP가 아루바를 인수했지만 실제 운영 측면에서는 아루바가 HP 네트워킹 사업을 가져온 것”이라며 “아루바의 현재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HP 네트워킹 사업까지 담당하게 되며,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보고 대상만 월스트리트에서 HP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HPE 아루바’는 보안·관리·위치 기반 솔루션과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컨트롤러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제품군부터 무선랜, 캠퍼스 스위칭, 데이터센터 스위칭까지 네 가지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기존 HP 네트워킹의 스위칭 제품군 외에도 경쟁사 제품군과 연동해 구성할 수 있도록 ‘멀티벤더’ 지원 정책을 고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알카텔루슨트엔터프라이즈(ALE), 델과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사업도 지속한다.
오르 대표는 “아루바는 소프트웨어, 무선랜, 캠퍼스 스위칭, 데이터센터 스위칭까지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각 솔루션은 개방형 시스템을 근간으로 지원돼 시스코, 주니퍼, 브로케이드, 델 등이 제공하는 유무선 제품군들과 결합해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 측면에서도 독립적인 운영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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