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인사이트세미콘>은 머크 IC 소재 글로벌 연구개발(R&D) 책임자와 만나 10나노 이후 초미세 반도체 제조공정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가를 들어봤다. 현재 소자 업체들이 활용하고 있는 더블패터닝, 쿼드패터닝 공법은 칩 미세화를 지속시켜준 핵심 기술이긴 하지만 공정 수 증가, 이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인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0나노 이후 공정부터는 EUV와 DSA 공법을 혼용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DSA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충분히 높은 패턴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자 업체들이 원하는 만큼 칩 면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신지 타루타니 머크 IC 소재 글로벌 연구개발(R&D) 책임자는 차세대 반도체 생산 공정에 DSA가 핵심 기술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광학적 리소그래피 방식은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화학적 방식인 DSA가 그 한계를 메워줄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라며 “머크는 과거 수 년간 DSA 소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충분한 성과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소자 업체들의 경쟁력은 ‘더 빨리 원가를 낮추는 것’이다. 반도체 원가를 낮추는 방법은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 수를 늘리는 것이다. 칩 수를 늘리려면 회로 패턴을 보다 미세하게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고집적을 통해 칩 크기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칩 크기가 줄어들면 전력 소모량이 낮아지고 성능은 더 높아진다.
미세화의 열쇠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공정이 쥐고 있다. 현재 리소그래피 공정의 핵심은 광학적 방식인 노광(露光, exposure)이다. 노광은 금속으로 설계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mask) 원판에 빛을 쪼이고, 마스크를 투과한 빛은 감광액(photoresist)이 도포된 웨이퍼로 전사돼 회로 패턴이 형성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필름 사진을 현상하는 과정과 흡사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화학적 패턴 형성 방식인 DSA(Directed Self-Assembly)가 새로운 리소그래피 공법으로 병행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선 193nm 파장을 갖는 이머전 노광 장비를 활용해 패턴을 두 번, 혹은 세 번에 걸쳐 새겨 넣고 있다. 이 경우 공정 시간 증가로 원가가 상승한다. 빛 파장이 13.5nm에 불과한 극자외선(EUV) 노광기가 이머전 장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10나노 미만의 회로 선폭을 갖는 칩을 만들 때는 EUV와 함께 DSA가 병행 활용될 것이란 예상이다. DSA는 분자의 자기 조립(Self-Assembly)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성질이 다른 두 고분자를 하나의 분자로 합성한 ‘블록(Block) 공-중합체(共-重合體, copolymer)’ 재료를 웨이퍼상에 도포, 가열하면 미세한 패턴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두 공법을 병행 사용하면 공정 단순화로 원가를 낮출 수 있다. 타루타니 책임자는 “2017~2018년이면 DSA 공정이 양산라인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선 D램 등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고객사 양쪽이 DSA 도입을 계획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양산 라인에 도입되려면 DSA 재료의 결함율을 낮추는 것이 우선이고, 그 후에는 패턴 사이즈 및 제어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크의 주력 반도체 소재는 고해상도 패턴을 형성할 수 있는 DSA 재료 외에도 웨이퍼 상에 발생할 수 있는 패턴 결함을 줄여주는 쉬링크제(shrink)와 세정액(rinse), 복잡한 구조의 3D 칩의 공정 비용을 줄여주는 SOD(Spin-on-Dielectric) 소재, 3D 패키징 시 칩 크기를 줄여주는 소재(thick film resist) 등이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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