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모니터링 결과, 소기 성과 거둬…향후 준수율 유지·개선 여부에 주목
- 개별 아이템 확률 공개·성인게임 포함 등 실효성 확보 과제 남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뽑기형(확률형·캡슐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골자로 한 게임업계 자율규제의 첫 모니터링 결과가 나왔다. 22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www.k-idea.or.kr 회장 강신철, 이하 게임협회)는 지난 7월부터 시행한 자율규제 모니터링 결과, 플랫폼 평균 90%의 준수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모니터링은 청소년이용가 게임 중 뽑기형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유료 인챈트(강화)가 적용되는 회원사들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 모니터링 사항은 뽑기형 유료 아이템의 획득 결과 목록 및 구간별 확률 공개, 유료 인챈트 시 경고문구 표시 등이다.
모니터링 결과, 자율규제 적용대상 게임물 82개 중 90%인 74개 게임이 자율규제를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플랫폼별로 온라인게임은 89%, 모바일게임은 91%의 준수율을 보였다.
게임협회는 지난 8월 모니터링 결과 공개를 목표했으나 업체들의 참여가 미진한 탓에 그동안 발표를 미뤄왔다. 두 달이 지나 공개된 자율규제 준수율을 보면 K-iDEA가 기대한 만큼의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향후 준수율이다. 온라인게임은 신작 출시가 뜸해 내년으로 넘어가도 지금의 자율규제 대상에서 소폭의 변동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협회가 지금의 준수율을 유지 또는 더욱 끌어올리기가 용이하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의 경우 출시 직후 화제가 돼 인기차트 상위권에 들어 규제 대상이 됐다가도 금세 인기가 시들해지곤 한다.
이럴 경우 게임협회가 해당 업체에 자율규제 준수를 독촉하기가 애매해진다. 외국계 업체가 직접 국내 진출을 꾀할 경우에도 협회 측이 자율규제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이는 협회가 대상 업체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또 게임협회가 이번 자율규제와 관련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수용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따지고 보면 사전적 의미에선 뽑기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는 규제가 아니다. 일정한 한도를 정하고 이를 넘지 못하게 막는 등 말 그대로의 ‘규제’ 조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자율규제는 업체가 프로그램상의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고 아이템 인챈트(강화) 시 경고문구만 넣으면 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13개 매체 기자들이 개최한 게임기자연구모임에서 여러 의견이 제기됐다.
당시 모임에서 K-iDEA가 제시한 10~30% 미만 식의 구간별 확률 공개 대신 개별 아이템의 확률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에 대해 13명의 기자 중 9명이 찬성 의견을 냈다. 모임에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컸다.
또한 청소년 이용가 게임뿐 아니라 성인 게임도 예외 없이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엔 13개 매체 기자 모두가 동의했다. 자율규제에서 성인 게임을 제외해야 할 뚜렷한 할 이유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당시 게임협회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곤 협회 사무국장은 “몇 개월 보고 그걸 종합해서 내년엔 어떻게 할 것인가. 더 나아가야 할 부분도 고민이 돼야 한다”며 “의견수렴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협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협회 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준수권고를 통해 자율규제가 실효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자율규제 시행 초기의 혼란을 방지하고 안정적 시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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