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보다 낮은 뽑기 확률에 이용자들 볼멘소리 이어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게임업계가 ‘유료 게임 아이템 뽑기 확률’ 공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회에서 아이템 확률 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의 규제 법안이 발의되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사행성 논란까지 제기되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업계가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내 희귀 아이템 뽑기 확률이 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커뮤니티에선 예상보다 낮은 뽑기 확률에 이용자들의 볼멘소리가 감지되기도 한다.
물론 0%대의 희박한 확률은 게임 내 최고 수준의 아이템 뽑기에 한해 적용된다. 이용자들이 꽝 또는 쪽박으로 부르는 흔한 아이템들은 50% 뽑기 확률을 넘기도 했다.
PC방 최고 인기게임 중 하나인 넥슨의 ‘피파온라인3’를 보면 2만8900원에 판매되는 ‘[마일리지] 스페셜 플래티넘 패키지’ 유료 아이템에서 뽑을 수 있는 일부 유명 축구선수들은 0.39%대 확률을 보이고 있다. 다른 선수 패키지 아이템에선 0.1%대 뽑기 확률도 관측된다.
산술적 계산으로는 1000번 뽑으면 희귀 선수 1명에서 4명을 뽑을 수 있는 확률이다. 물론 운이 나쁘다면 1000번 뽑아도 당첨되지 않을 수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스페셜 플래티넘 패키지에 포함된 ‘SS 행운의 박스’ 아이템이다. 로또 3등보다 낮은 확률로 일부 보상이 설정돼 있다. 박스 내 최고 보상인 지급형 EP 카드(2억 EP)의 경우 뽑기 확률이 0.001%다. 상금규모가 보통 120만~180만원선인 로또 3등의 당첨 확률 0.00279%(3만5724분의 1, 나눔로또6/45 홈페이지 참조)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패키지 아이템은 선수를 얻기 위해 구입하는 것으로 행운의 박스는 보너스 개념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이라고 보면 된다”며 “피파온라인3 EP는 게임 내 화폐로 게임을 꾸준히 즐기면서 이벤트를 통해 모으거나 아이템을 구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데 2억 EP는 보통의 이용자가 수개월간 게임을 즐겨야 얻을 수 있을 만큼 대단히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들은 예상보다 대단히 낮은 뽑기 확률에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엔 ‘차라리 로또를 사겠다’, ‘확률 공개가 문제가 아니다. 왜 이렇게 터무니없이 낮나’, ‘확률을 보니 체감이 확 온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피파온라인3의 경우 이적 시장에서 거래되는 선수 가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기 위해 개별 아이템의 목록과 확률까지 밝힌 특이한 사례다.
보통의 게임은 개별 아이템의 뽑기 확률보다 구간별 확률이 공개됐다. 10% 이상~30% 미만 이런 식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엘로아’가 여기에 해당된다.
엘로아의 아이템 획득 확률 등급을 보면 최고 수준의 아이템의 경우 피파온라인3와 별반 차이가 없다. 1% 미만의 획득 확률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낮은 수준의 아이템 획득 확률은 1% 이상 ~ 10% 미만으로 설정해뒀다.
이 같은 구간별 아이템 확률 표기 방식은 업계가 합의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넥슨의 경우 게임 특성도 한몫했지만 보다 적극적인 자율규제를 진행한데 반해 넷마블의 경우 말 그대로 최소한의 자율규제만 시행한 셈이다.
이 때문에 앞서 업계 자율규제에 대한 실효성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뭉뚱그려 아이템 획득 확률을 표시할 경우 당초 자율규제 취지인 ‘아이템 구매 등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의 예측가능성 확보 및 합리적 소비 유도’라는 측면에서 당위성을 갖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이용자들은 엘로아 홈페이지 게시물을 통해 ‘피파 좀 본받읍시다. 하기로 했으면 확실하게 합시다’, ‘이걸 공개라고 해 놓은 건가 높음 보통 낮음 누가 몰라?’ 등의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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