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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경영권분쟁, 장기화 조짐… ‘롯데 IT’사업엔 치명타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최근까지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난 것으로 인식됐던 롯데그룹 경영권 공방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강한 반격으로 다시 점화되고 있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지난 14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인 일본 광윤사의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시키는 동시에 신동주 부회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법적 소송을 포함한 경영권 탈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일본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28.1%).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가 신동주 전 회장측에게 넘어갔으니 롯데홀딩스 구성 주주들도 이를 따르게 될 것이고 결국 롯데그룹의 경영권도 되찾겠다는 것이 신동주 전 부회장측의 전략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측은 광윤사의 주주총회 결과가 신동빈 회장이 지휘하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광윤사의 최대주주가 50%+1주를 획득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된다해도 롯데홀딩스의 주주구성은 기존과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확보전으로 압축...문제는 단기전이냐 장기전이냐? = 신동주, 신동빈 두 사람중 어느 누구라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를 차지하게되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단숨에 일단락된다.

그러나현재로선 단기간에 분쟁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재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양측이 소송전에 대비해 김&장 등 국내 대형 로펌을 선임하는 등 장기전 체제에 대비하는 모습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홀딩스의 주주구성은 일본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임원지주회 6%, 신동주 1.6%, 신동빈 1.4% 등 이다. 일본 광윤사를 포함해 누구도 아직 롯데홀딩스의 지분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호세력을 규합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동주, 신동빈 두 사람 모두 지지세력을 최대한 끌어모아야한다. 이 때문에 롯데홀딩스 27.8%의 지분을 가진 종업원지주회, 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임원지주회의 최종 선택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광윤사 주주총회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주식 1주를 양도받아 50%+1주를 강조한 것도 결국은 종업원지주회를 움직이기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분쟁 여파... 롯데 IT사업에 이미 타격 = 올해 여름 신동주, 신동빈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고, 이후 롯데에 대한 국적 및 기업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비화되면서 여론은 매우 악화됐다.

때마침 롯데그룹은 부산 경남을 근거지로하는 BNK금융그룹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을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 롯데그룹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통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들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함으로써 그룹의 시너지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여기에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그룹내 금융계열사들의 포트폴리오도 괜찮았다.

이와 동시에 부산 경남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BNK금융그룹도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 경남은행외에 추가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통해 사업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롯데그룹은 BNK금융지주의 지분 12% 확보하고 있는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해말 스마트사업부를 출범시키는 등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최근 10여년간 공격적인 M&A(인수합병)을 통해 급성장한 롯데그룹의 영향력과 유통부문에서의 강력한 경쟁력, 그리고 BNK금융그룹 배경까지 더해진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경쟁은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1일로 마감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자에 롯데-BNK금융 컨소시엄은 끝내 없었다.

인가신청 포기의 표면적인 이유를 금융 당국이 수도권 중심의 금융회사에 유리하도록 정책변경을 했기때문으로 들고있지만‘극도로 악화됐던 롯데그룹의 경영권 내홍 때문에 일찌감치 물러선 것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카카오, 인터파크, KT컨소시엄 등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은 인가 신청마감이 임박해오자 ICT업체를 포함해 경쟁적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갔지만 롯데 경영권 분쟁이 악화되면서 롯데-BNK금융 컨소시엄에는 막판 동력이 붙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롯데그룹은 내홍으로 인해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핀테크 사업을 육성시킬 절호의 기회를 날린셈이다.

물론 아쉽기로 따지다면, 그동안 롯데의 경쟁력을 잔뜩 기대했었던 부산은행을 포함한 현지 기업들의 상실감이 훨씬 더 크다.

롯데그룹과 BNK금융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매개로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면 부산-경남지역의 핀테크 활성화를 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상당한 아쉬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롯데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포함해 간편결제 등 다양한 핀테크 사업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미 롯데그룹도 엘페이를 출시하는 등 핀테크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확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룹 주변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여론의 악화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한 핀테크 서비스 확장, 클라우드를 포함한 차세대 IT서비스 사업 등 관련 사업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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