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누구나 손 안에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다닌지 오래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4237만명. 이쯤 되면 전 국민의 언제 어디에서나 무엇이든 찍을 수 있는 시대다.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기본 기능만 쓰는 이도 있지만 더 예쁘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의 도움을 받는 이도 많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앱도 많다. 마그나랩도 이 분야에서 성공을 노리는 스타트업이다. 마그나랩의 앱은 ‘콜라보’다.
“콜라보의 강점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기 최적화 된 동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특히 나와 연결된 다른 사람이 찍은 영상도 내 폰으로 불러와 하나의 완성된 동영상으로 만들 수 있는 등 동영상 제작 단계부터 같이 즐길 수 있습니다.”
콜라보를 만든 마그나랩 박정우 대표<사진>의 설명이다. 안드로이드와 아이오에스(iOS) 운영체제(OS)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다. 8초~32초 분량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30여개 필터와 150개 음원을 저작권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작년 9월 첫 선을 보였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으로만 누적 설치 수는 45만건을 넘어섰다. 애플은 이 앱을 ‘2014년을 빛낸 최고의 앱’으로 뽑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갤럭시S6엣지 플러스 ▲갤럭시노트5 체험용 제품에서 콜라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콜라보를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도록 ‘동영상을 만들고 올리는 사용자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가치가 없을까’라는 고민을 해결할 방법과 이를 통해 회사도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이 때 마그나랩의 손을 잡아준 곳이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의 창업지원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에 뽑혀 행복창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게 됐다. 사용자 혜택과 회사의 성장 어찌 보면 상반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용자가 만든 동영상에 마케팅이 필요한 기업의 로고를 넣는 형태다. 클릭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동영상을 올린 사람은 상금을 받게 된다. 후원을 한 기업은 광고 효과를 얻는다. 상금이 필요없는 이는 기존대로 로고 없는 콜라보 동영상을 만들면 된다.
“이용자는 공유도 하고 부수입도 얻을 수 있고 마그나랩은 참여한 기업에서 수익을 내게 됩니다. 기업은 자연스럽게 브랜드 마케팅을 할 수 있고요. 현재 2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요. 다양한 기업과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상품은 개인(B2C)에게 수익은 기업(B2C)에서 해법을 찾았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그동안의 실패가 자산이 됐다. 박 대표가 회사를 만든 것은 지난 2012년. 콜라보 이전 네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아이디어는 언제나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러 대회에서 수상도 했다. 2012년 앱스토어 올해의 앱으로 마그나랩이 만든 ‘엘로리본’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네이버를 박차고 나왔을 때 함께 했던 동료도 많이 떠났다.
“창업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해 보니 가능성이 곧 성공은 아니더군요. 개발에만 몰두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사업은 현실이고 현실에선 돈이 돌아야 합니다. 행복창업센터에 들어오고 나서야 진짜 사업을 하게 된 셈입니다. 창업은 생존이 성공이라지만 생존의 과정에서 성장이 꼭 있어야만 합니다.”
4전5기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 인터뷰 전에도 영업을 위해 사람을 만나고 온 박 대표다. 이번엔 제대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마그나랩도 스타트업 딱지를 뗄 때가 됐다. 분수령이다.
“멋진 비디오를 만드는 가장 간단하고 강력한 도구. 거기에 내가 만든 동영상이 부가가치도 창출하는 서비스. 동영상 제작 앱 중 콜라보 만한 가치를 줄 수 있는 앱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