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문을 통해 벌어지는 모든 이벤트를 담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정규택 파이브지티 대표<사진>는 ‘문’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관계’와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는 2012년 만들었다. SK텔레콤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를 통해 지원 받은 기술개발자금이 종자돈이 됐다. 얼굴인식 보안시스템이 첫 결실이다. 파이브지티 제품은 경쟁사에 비해 빠르고 정확한 인식률을 자랑한다. ADT캡스를 통해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보안은 신뢰다. 실적이 없는 신생기업이 국내 보안업체 협력사로 들어간 계기는 무엇일까.
“주변이 어두워도 표정이 변해도 기기와 떨어져 있어도 1초면 인식을 끝냅니다. 얼굴인식 기술을 독자 기기에 넣어 이정도 까지 끌어올린 것이 우리의 경쟁력입니다. 3번에 걸친 비교시험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받았지요. SK텔레콤이 투자를 했다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정 대표가 가져온 기기를 실제 시험해봤다. 6장의 사진을 촬영해 등록하면 이후 기기가 알아서 판별한다. 숫자와 카드 병행인 집의 전자자물쇠를 바꾸고 싶다. 번호를 기억하지 않아도 카드를 항상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주변사람을 신경 쓰며 번호를 누를 때 조심할 필요도 없다.
“지금은 그냥 자물쇠지만 앞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넣으려 합니다. 문을 통한 관계와 소통의 복원이지요. ▲행복 ▲보안 ▲소통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문을 열고 닫는 행동만으로 얻을 수 있게 말입니다.”
사람이 오면 문이 알아본다. 문을 열면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친구가 남긴 메시지가 나를 반긴다.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문에 나타나면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내 집의 문이 내 마음의 문 역할도 하는 셈이다.
“단지 보안만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지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술뿐 아니라 가치를 줄 수 있어야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파이브지티의 사명은 5개 최고 기술(FIVE Great Tech)라는 의미다. 얼굴인식뿐 아니라 ▲음향 ▲소방화재감지 ▲엔지니어링 ▲산업디자인 등 5개 분야 최고가 돼 5개 독립 사업을 구성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회사 자체가 비즈 플랫폼이다. 두 번째로 공략하고 있는 분야는 음향, 능동형소음제어(ANC: Active Noise Control)다. 소음을 소리로 없앤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연상하면 된다.
“각종 소음이 사회 문제화 된지 오래입니다. 서로가 조심하기만을 바랄 수는 없지요. 우선 직접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우리 기술을 내장한 대기업 가전제품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치밀한 청사진을 바탕으로 회사가 커간다. 내년 3월에는 얼굴인식 보안시스템 제품군 다양화 작업을 완료한다. 기업뿐 아니라 가정 공략 본격화다.
“여기까지 오는데는 SK텔레콤이 자기 일처럼 도와준 것이 컸습니다. 브라보 리스타트를 졸업했는데도 지속적으로요. 다만 결국 스타트업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양산과 판매가 관건인데 이런 부분은 SK텔레콤뿐 아니라 대부분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아쉬운 점이 많아요.”
그렇다. 홀로서기는 결국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 매출이 발생하려면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팔아야 한다. 파이브지티는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고정 매출처를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다. 10년 뒤에도 파이브지티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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