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국내에서 과금체계에 변화를 준 게임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뽑기형 아이템 위주의 부분유료화 체계가 대세인 가운데 실험적 시도를 한 몇몇 게임들이 눈에 띈다. 온라인게임에선 파이널판타지14(파판14)가, 모바일게임에선 ‘도미네이션즈’가 변화의 주인공들이다.
파판14를 서비스하는 아이덴티티모바일(대표 전동해)은 내달 1일 월정액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 30일 1만9800만원이다.
부분유료화(무료 서비스 후 아이템 판매)에 익숙해진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월정액제 시행은 업체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리니지 시절부터 월정액 이용자들을 확보해온 엔씨소프트 외에 도입에 나선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3년 내 월정액 유료모델 도입을 꾀한 업체는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파판14는 콘솔(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친 파이널판타지 브랜드를 앞세워 일본산 게임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에서 초반 흥행을 기록 중이다. 콘텐츠의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일단 여타 게임의 아이템 구매에 들어가는 돈이 2만원을 넘어가는 열혈 게이머라면 파판14에 관심을 둘 수 있다. 파판14의 경우 한달 간 과금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판14 관련 커뮤니티 이용자들도 월정액 결제 이외 추가 과금이 없는 것에 열띤 호응을 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출시될 월정액 게임을 반기는 눈치다.
동시에 기존 게임의 과금체계에 불만을 드러내는 이용자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 그만큼 뽑기형(확률형) 아이템으로 결제유도를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내달 파판14 유료화 이후에도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남을지에 업계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최근엔 넥슨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뽑기형 아이템을 배제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넥슨은 전략게임 ‘광개토태왕’에 이어 ‘도미네이션즈'를 내놨다. 두 게임 모두 뽑기형 아이템 없이 건물 건설 시 시간 단축 등 간단한 수준의 유료화가 적용돼 있다. 콘텐츠 간 균형(밸런스)이 대단히 중요한 전략게임의 특성을 고려한 결단으로 보인다.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라면 아이템 결제 없이도 꾸준히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넥슨은 출시 초반 매출 순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길게 보고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도미네이션즈가 뽑기형 아이템이 만연한 국내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