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올 상반기(2015년 1월~6월) 대체로 무난한 성적표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경기가 극도로 침체돼있고, 체감경기도 최악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전년대비 성장한 실적을 보이는 IT기업들은 나름의 경쟁력있는 시장 차별화 요소를 가지고 있다.
본지가 코스닥 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어서 국내 전체 SW 업계 상황을 대변한다고 보긴 힘들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표 IT기업들인 만큼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정보보안 SW 분야는 제외했다.(아래 기사 참고)
올 상반기 정보보호업계 불황 지속…윈스·인포섹 등 선방
◆불황에도 실적 호전, 어떤 비결? = 먼저, 올해 상반기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둔 곳은 더존비즈온과 한글과컴퓨터, MDS테크놀로지 등이 꼽힌다.
이들 업체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기술 트렌드와 관련한 사업 호조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세금계산서 등 세무·회계SW 기업으로 잘 알려진 더존비즈온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 가량 늘어난 7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2%, 68% 증가한 105억원, 84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및 결제 등 기존 서비스 매출이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고, 여기에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클라우드 솔루션 및 서비스 등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피스 SW 기업인 한글과컴퓨터 역시 올 상반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438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184억원, 당기순이익은 21% 증가한 16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자회사인 임베디드 SW 기업 MDS테크놀로지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6% 증가한 557억원의 매출 및 68억원의 영업이익, 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 순이익은 24%나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해외 제조사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및 태블릿에 최적화된 ‘모바일용 오피스’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전통 주력제품인 데스크톱용 오피스에서도 매출이 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인 ‘넷피스 24’의 서비스 유료화와 올 연말에는 자동 번역기능이 탑재된 ‘글로벌 오피스’ 개발이 완료되면 실적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MDS테크놀로지의 경우 상반기 동안 총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임베디드 SW 분야에서 매출이 늘어났으며, 국방 및 항공용 보드를 개발하는 자회사 유니맥스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MDS는 빅데이터나 IoT 관련 사업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장 환경변화, 불황에도 제품개발 투자는 지속 = 한편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시스템 SW를 제공하는 티맥스소프트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3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4%, 75%나 감소한 28억원, 16억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티맥스소프트 측은 “7월에 캐나다와 인도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면서 지출이 늘어난 데에 따른 것”이라며 “또한 지속적으로 연구원 등을 충원하면서 인건비에 대한 부분이 늘어나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등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토목, 건축분야 등에 구조설계SW를 공급하는 마이다스아이티와 사용자경험(UX) SW기업인 투비소프트 역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은 감소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우, 4% 소폭 증가한 2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2% 감소한 32억원에 머물렀다. 다만 순이익은 30% 증가한 26억원을 기록했다. 투비소프트도 1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153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0%나 늘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7% 감소한 11억원을 기록했다.
IT시스템성능관리SW 기업인 엑셈 역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 늘어난 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53% 감소한 7억원과 1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엑셈 측은 “상장을 위한 교보위드스팩과의 합병비용(125억원) 전액이 2분기에 반영되면서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지 실질적인 사업실적과는 무관하다”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신제품 개발 인력 유치로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격지원SW기업인 알서포트의 경우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경우다. 이 회사는 6% 줄어든 94억원의 매출과 10억원의 영업적자와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직원수가 20명 가까이 늘어나며 인건비용이 증가했으며, 특히 기존 B2B(기업 간 거래)를 기반으로 B2C(기업 대 개인) 사업 확장을 위한 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재 이 회사는 모바일 기기의 원격제어 및 콘텐츠 관리가 가능한 모비즌과 게임 영상을 녹화·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임덕 등 개인 대상의 SW를 하반기부터 정식 서비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해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매출성장 및 신규 시장인 중국에서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 및 통신사에 신규 공급에 대한 공급을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햇다.
이밖에 디지털 방송용 SW 기업인 알티캐스트도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311억원의 매출과 각각 85%, 60% 줄어든 영업이익(12억원) 및 순이익( 29억)을 기록했다.
한편 최근 들어 일부 기업들이 패키지 방식으로 제공되던 자사의 SW 제품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같은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해 공급하면서 사실상 SW와 서비스 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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