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서버와 스토리지를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을 두고 국내와 외국계 업체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기경쟁제품 선정을 두고 6일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공청회가 열린다. 이후 국내 업체가 모여 결성한 ‘한국컴퓨팅산업협회’에 대항해 외국계 업체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의 핵심은 서버·스토리지를 중기쟁제품으로 볼 수 있느냐다. 한국컴퓨팅산업협회는 연간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업체의 점유율이 95%에 달해 공공부문이라도 국내 업체를 위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외국계 업체는 제품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관련 유통을 국내 협력사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버는 x86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제품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류에서 밀려나 있고 현실적으로도 생산이 어려운 메인프레임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한국HP, 델코리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IBM 서버사업부를 인수한 한국레노버의 경우 x86 서버만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앞선 두 업체만큼의 시장점유율은 가지고 있지 않다.
스토리지의 경우 한국컴퓨팅산업협회가 서버를 판매할 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서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고 봐야 한다. 적용하는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버와 스토리지를 동시에 도입한다면 모를까 기존에 운용하고 있던 스토리지에 신규 서버를 도입할 경우에는 시너지 효과가 나기 어렵다. 공공부문이 대상이므로 구색 맞추기라고 봐야한다.
외국계 업체는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위한 공청회 이후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각 신청 품목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청회 현장에서 받는다고 언급했으나 오는 7일까지 서면으로도 제출할 수 있으므로 상황을 충분히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12월 중소기업청이 부처 간 협의를 거치면 최종 대상을 선정하므로 직전까지 양측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작년 중기경쟁제품에서 같은 문제를 놓고 양측이 다툼을 벌인바 있고 지금도 서로의 논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의 태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데스크톱PC가 중기경쟁제품으로 선정된 이후 정부부처에서 중소기업 제품보다는 대기업 노트북을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졌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바 있다.
서버나 스토리지는 개인이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을 수 있으나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서비스 등에서 어떻게 외국계 업체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중기경쟁제품은 3년마다 선정하며 통과된 품목은 2018년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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