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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의 선택은 ‘캐주얼’…에스지앤에 1500억 베팅한 이유는

- 넷마블, 폭넓은 캐주얼 이용자층 통해 서구권 시장 진입…에스지앤 아시아 진출 물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의 선택은 ‘캐주얼’이었다. 넷마블이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유명 캐주얼게임사 에스지앤에 15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역할수행게임(RPG)과 전략 등 충성 게이머층을 확보할 수 있는 하드코어 장르보다는 시장 진입을 위해 폭넓은 이용자층을 갖춘 캐주얼게임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진행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23일 넷마블은 미국 모바일게임사 에스지앤(SGN, 대표 크리스 디울프)에 1500억원(1억3000만달러)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에스지앤의 구체적인 지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경영은 에스지앤의 창업자이자 현 경영자 3인이 독립성을 갖고 계속 맡는다. 에스지앤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의 창업자인 크리스디울프와 에이버휘트콤, 폭스 임원출신 조쉬 이구아도가 설립한 모바일게임사다.

지난 15일 넷마블은 주요 경영진이 참여한 NTP 행사에서 게임사 인수합병(M&A)을 예고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결단이라는 게 당시 설명이었다.

넷마블이 투자한 에스지앤은 영국 킹(King)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앱애니 캐주얼게임 매출 기준) 2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쿠키잼을 비롯해 판다팝, 북오브라이프, 주스잼 등의 인기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게임다운로드수 5억건, 월이용자수(MAU) 3000만명을 상회하는 기록을 가진 업체다.

이번 투자와 함께 넷마블은 에스지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가 손잡고 북미·유럽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동시에 에스지앤은 넷마블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이승원 넷마블 글로벌 총괄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넷마블은 글로벌 퍼블리싱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많은 외부 개발사 및 IP(지적재산권)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해외게임 퍼블리싱을 위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양사 캐주얼게임 이용자 기반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게임들이 국내외 출시될 전망이다. 우선 넷마블의 인기 캐주얼게임 모두의마블, 모두의쿠키 등이 북미·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와 함께 에스지앤의 게임들이 현지화돼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권에 출시되는 경우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서구 캐주얼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에스지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 받은 개발력과 매출 상위게임들을 서비스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풍부한 글로벌 마케팅 경험도 갖추고 있어 서구 시장 본격 진입을 원하는 넷마블에게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크리스 디울프 에스지앤 대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넷마블과 협업을 통해 에스지앤의 게임들을 아시아에 선보이고, 큰 성공을 기대한다”며 “북미·유럽 등 서구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가진 에스지앤의 노하우로 넷마블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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