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과연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더 이상 개척할 것도, 혁신할 것도 없는가? 기존 통신사들이 서비스 혁신을 했다고 자부하는지 반대로 묻고 싶다."
이동통신 3사가 제4이동통신 사업자 시장 진입에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통3사를 질타했다. 혁신, 소비자 만족 측면에서 반대 목소리를 낼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동통신 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 첫 번째 주제인 신규 사업자 진입기반 조성과 관련해 통신 3사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으로 보았다. 시장의 포화, 기존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상황 등을 감안할 때 신규 이통사 진입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신규 이통사 진입은 통신품질에 따른 요금, 시장 성숙도 등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그동안 육성한 알들폰과 제4이통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제4이통 진입과 관련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충성 KT 상무 역시 "자격 안되는 사업자가 들어오면 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허가계획, 심사에서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상호접속료 차등 등 제4이통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최소한으로 제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우리도 누적 영업이익이 제로"라며 "신규이통사가 진입했다고 해서 요금경쟁이나 경쟁활성화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통3사에 대해 손승현 미래부 통신정책기회과장은 "(이통사들이) 시장이 포화됐다고 하는데 포화된 기준이 뭐냐"며 "기존 시장이 포화된 것인지는 냉철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혁신, 융합을 통한 서비스의 기반은 이동통신망"이라며 "이렇게 수요가 늘어나는데 공급은 기존 사업자만 담당하겠다는 것이 적당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손 과장은 "기존 통신 3사가 국민 기대에 부응했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며 "새로운 사업자 진입 여부와 상관없이 낮아진 문턱은 이통3사의 경쟁행태를 바꿔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에 참석한 학계 및 소비자 단체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특히, 그동안 제4이통 정책과 관련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미래부는 이례적으로 이통사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남 충북대 교수는 "FDD도 허용하게 한 것과 광대역 주파수를 주겠다는 것은 정책적으로 굉장히 큰 변화"라며 "미래부가 제4이통사를 진입시키겠다는 의사가 확실히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심사 기준을 낮춰서라도 제4이통사를 시장에 진입시켜야 할 것으로 보았다. 그는 "효율적인 신규사업자 진입을 위해서는 정책배려와 엄격한 심사기준을 낮춰야 한다"며 "향후 M&A가 이뤄질 수도 있지만 그것이 꼭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종화 통신정책연구원 실장은 "재정적, 기술적 능력이 확실하고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자가 진입하기를 바라는 목적에서 제4이통 정책이 마련됐다"며 "프랑스 등 해외사례 감안할 때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예비 제4이통 사업자 중 가장 먼저 사업도전을 공식 선언한 장윤식 우리텔레콤 사장은 "정부가 제4이통을 하려는 이유는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보다 저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4이통은 기존의 틀을 바꿀 수 있는 파괴적인 모습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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