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업계 전체에서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5997억원, 혐의자는 8만4385명에 달한다.
사회가 각박해지면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통념을 적용하더라도 전년대비 금액과 관련 혐의자가 각각 15.6%와 9.4% 증가한 것은 분명 사회적 문제가 될 만하다. 실제로 이는 금융감독원에서 공식적으로 보험사기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생명보험 및 장기 손해보험 관련 보험사기 적발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가입자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늘어나는 보험사기의 피해를 막기 위해 거의 모든 보험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기방지시스템(FDS), 언더라이팅(Underwriting) 프로세스, 그리고 고객에 대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FDS의 성능에 따라 보험사의 경영실적이 좌우될 정도로 보험사기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당연히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사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해 더욱 더 강력한 FDS에 대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험사기의 진화에 대응하고 있다.
90년 이상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성장한 보험 그룹 AIA의 한국지점인 AIA생명 역시 2009년 SIU(Special Investigation Unit)를 신설해 자체적으로 보험사기 관련 분석 및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경찰, 감독원 등 보험사기 수사기관의 업무를 지원하고 보험사기신고 관련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크라로 리스크관리 통합 = AIA생명의 보험사기 신고 활동을 지원하는 IT 인프라는 지난 2014년 12월 구축이 완료된 아이크라(ICRA, Integrated Customer Risk Analysis)로 명명된 시스템다. 아이크라 시스템은 인수/지급 프로세스 상에서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위험인지 체계 시스템과 리스크를 고려한 세일즈 마케팅 인프라가 결합된 통합 리스크 관리시스템이다.
특히 아이크라는 보험사기방지(FDS)와 조기경보시스템(EWS), 고객 맞춤형 상품추천(CRM) 등 3가지 기능이 합쳐졌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FDS, EWS, CRM을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에 반해 AIA생명은 3개의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 특이하다. AIA생명은 이를 SAS코리아와 협력해 구축했으며 이 내용을 SAS포럼 2015 행사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AIA생명 김영준 이사는 “단순히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기 보다는 저금리, 저성장 환경하에서 신개념 고객맞춤형 리스크 관리를 통해, 마케팅 및 위험관리 측면에서 윈윈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는 목표를 위해 아이크라를 구축했다”며 “아이크라가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도 3가지 기능이 통합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보험사에서는 FDS와 EWS, 맞춤형 상품추천 시스템이 각각 부서 차원에서 도입되고 운영된다. 예를 들어 FDS는 보험금 부서에서 EWS는 언더라이팅 부서에서 도입, 관리되는 식이다. 하지만 이처럼 시스템이 개별적으로 운영되면 고객에 대한 평가가 부서마다 달라져 EWS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고객에게 CRM팀에서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면 일관성 있는 시각(Single View)으로 고객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김 이사는 “특정 고객에 대한 클레임이 발생해도 이 건이 우연하게 발생한 것이지 보험을 악용하는 사람은 아니다 라는 것을 통합 시스템을 통해 알 수 있다. 구축 후 생각 이상으로 시너지가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지향 금융기술 서비스 기반 마련=세부적으로 아이크라 시스템에선 적부확인발췌 등 심사기준을 효율화해 업무직관에 의한 기준(룰), 통계모델링에 의한 기준, 인수심사시 제공될 유의정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부당청구 위험인지룰 설계를 통해 위험인지룰 구성을 위한 후보 팩터 도출, 위험인지룰 설계, 그리고 지급심사시 위험등급 경보 정보를 설계했다.
또, 손해발생(역선택) 예측기반의 위험평가를 위해 데이터마이닝기법을 적용한 손해발생예측모델을 구축했으며 사기공모 이상징후 파악을 위해 이상징후 분석항목을 도출하고 통계분석 기법을 적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IA생명은 SAS와 협력해 룰 및 가설 수립과 솔루션 적용을 진행했다.
언더라이팅의 경우 고객이 보험가입을 신청할 때 이를 자동심사로 할지 아니면 언더라이터를 거칠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AIA생명은 SAS와 비즈니스 룰 정리 및 가설 수립, 당사/타사 적부확인발췌룰 등을 새로 정의했다. 또, 손해발생 위험평가도 SAS탬플릿을 기반으로 500여개의 가설을 도출하기도 했다.
클레임에 대한 분석 역시 350여개의 가설을 도출해 병원과 모집인간의 공모 여부 등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모델을 정립하기도 했다.
아이크라를 통해 AIA생명은 신개념 고객 맞춤형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졌다. 또 마케팅 및 위험관리에서 효과를 볼 수 있었고 보장이 부족한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손쉽게 파악해서 제안할 수 있게 함으로써 미래지향 금융기술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김 이사는 “단순하게 시스템 오픈이 끝이 아니라 혁신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많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생겼다. 또 이전에는 6개월이 걸렸던 업무가 1주일 안에 서비스 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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