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하는 대형 금융그룹들이 전사 차원의 통합 리스크관리시스템 (ERM)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은 이미 3~4년전 출범과 동시에 ERM 체계를 갖추기는 했으나 각 계열사별 리스크데이터(RD)의 취합및 분석,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 위기상황분석)와 같은 요소들에 대해서는 정치한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도 최근 수년간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의 재정위기 등을 겪으면서 대형 금융회사들의 적절한 리스크관리가 우리 금융산업의 안정과 직결된다고 보고 최근 '금융지주휘사 통합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바 있다.
관련하여 금융감독원은 향후 금융지주회사들이 그룹리스크관리위원회(GRMC) 설치를 통한 그룹리스크 관리기능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룹차원의 '통합 위기상황분석'을 실시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표준방법및 절차, 조기경보체계의 수립을 의무화 했다.
앞서 미국 FDIC(미연방예금보헙공사)는 올해 1월, 연결총자산 100억달러 이상의 금융그룹에 대해 매년 통합위기상황분석 실시를 의무화하는 규제방안을 발표하는 등 해외에서도 대형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체계 강화를 위한 규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금융그룹, '통합리스크관리'사업 주목=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중 산은금융지주가 통합리스크관리 체계 구축에 착수함에 따라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에는 대형 금융회사에 요구되는 최신의 리스크관리 요구 사항이 나열돼 있다.
이번 ERM 구축 사업은 올해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산은금융지주사측은 최근 주사업자로 삼정KPMG를, 리스크관리솔루션으로는 프랑스계의 '페르마'(Fermat)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페르마'는 앞서 지난 2005년 산업은행이 진행했던 바젤II 리스크관리 솔루션으로도 이미 채택되고 운용된 바 있어 이번 입찰에서도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산은금융지주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바젤시스템, 토털 익스포저, 그룹 통합리스크산출 및 신용평가모델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및 조기경보, 대쉬보드및 모니터링, 리스크데이터마트(RDM)구축,
고객정보보호, 권한관리 등을 주요 개발항목으로 선정했다.
세부적으로, 신용리스크의 경우 산은지주측은 기존 산업은행의 바젤II(표준방법)리스크 시스템을 참조해 적용할 계획이다. 또 '스트레스 테스트및 조기경보'환경을 구현하기위해서는 (리스크) 시나리오별 분석결과의 집계및 조회, 각종 조기경보지표(차주별, 업종별, 상품별)에 의한 조기경보 모형 개발을 중심으로 진행하게 된다.
한편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2월‘통합 전사 리스크관리 시스템(ERMS)을 구축하고 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ERMS는 경영진을 위한 리스크 대쉬보드(Risk Dashboard) 시스템, 실무자를 위한 리스크 모니터링(Risk Monitoring)시스템, 기업 차주에 대한 그룹 통합정보를 조회하는 토털 익스포저(Total Exposure)시스템 등으로 구성됐다.
우리금융그룹은 ERMS를 통해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파이낸셜 등 계열사들로부터 산출된 리스크 데이터를 하나의 관점(싱글뷰)에서 체계적으로, 신속하게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취합된 데이터는 별도의 분석툴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리스크 데이터로 다시 산출되며, 이는 우리금융 그룹이 내부적으로 마련한 리스크관리 정책 기준(리스크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시 각 계열사로 전달된다. 각 계열사의 경영 실무자들은 이렇게 그룹에서 지시된 리스크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시 리스크를 적절하게 배분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도록 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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