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루바와 스위치 업체들간 OEM·파트너십 균열 일어날까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아루바네트웍스의 무선 네트워크 솔루션을 주문자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해온 델이 에어로하이브네트웍스 제품을 재판매한다.
에어로하이브네트웍스는 27일(현지시간) 델이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 와이파이(WiFi) 솔루션을 전세계적으로 재판매한다고 공식 밝혔다.
이에 따라 델은 에어로하이브의 802.11ac 액세스포인트와 클라우드 기반 무선 네트워크 관리·모니터링 플랫폼인 하이브매니저 NG를 공급하게 됐다.
이번 발표로 HP가 아루바를 인수하면서 두 회사간 이어져온 파트너 관계가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델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W-시리즈’라는 제품명으로 아루바 무선랜 솔루션을 OEM으로 공급해왔다.
델과 HP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IT관리 솔루션등 광범위한 기업·데이터센터용 IT 인프라 제품과 솔루션 분야 최대 경쟁사다.
아직은 두 회사 간 협력관계는 유효하다. 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무선 고객과 파트너를 안심시키기 위해 ‘W-시리즈’ 무선 액세스포인트와 컨트롤러 제품군의 지원을 연장한다”고 공식 밝힌 바 있다. 델은 아루바와의 계약을 3년 연장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존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당분간 델은 자사 브랜드인 ‘W-시리즈’와 병행해 에어로하이브의 제품을 공급·지원하겠지만, 아루바가 HP에 완전히 통합된 이후에도 동일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선 업계 대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델만이 아니다. 무선랜 시장 2위인 아루바는 그동안 무선랜 분야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유선 네트워크(스위치) 분야 시스코 경쟁사들과 폭넓게 협력해 왔다. 무선랜 업체 가운데 OEM 사업과 파트너십을 가장 활발히 추진해 온 기업이다.
꽤 오랜 기간 OEM 협력을 유지해온 알카텔루슨트 엔터프라이즈(ALE)도 아루바와의 현행 계약은 유지하겠지만 향후 다른 무선랜 솔루션과의 협력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이후에 아루바와 협력을 지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방한한 마티유 데스토 ALE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부사장은 “ALE은 앞으로 3년간 아루바 기술 사용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객들에게 유무선 통합액세스(UA)를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와이파이 솔루션도 제공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HP와 아루바의 통합 작업은 상당기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기술을 연동해 통합된 제품이 나오려면 시간이 더욱 소요될 것”이라며 “앞으로 도미닉 오르 아루바 CEO가 HP네트워킹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오픈 플랫폼을 계속 지향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HP가 자기가 가진 시장 외에 나머지 90%의 시장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아루바는 델, ALE 외에도 브로케이드, 주니퍼네트웍스, 아리스타네트웍스와도 협력하고 있다.
브로케이드는 지브라에 인수·합병된 옛 모토로라솔루션 제품을 OEM 해오다 재작년부터 아루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리스타네트웍스도 무선랜 분야에서 아루바와 협력하고 있다. 아루바를 인수한 HP도 지난해부터 아루바와 협력을 체결, 쓰리콤 인수로 확보한 무선랜 제품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특이한 사례로 꼽힌 바 있다. 주니퍼는 트라페즈를 인수했음에도 지난해 아루바네트웍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상호 운영가능한 통합 유무선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HP는 지난달 2일(현지시간) 아루바를 27억달러(2조9800억원) 규모에 인수한다고 공식 밝혔다. 두 회사는 오는 10월까지 통합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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