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에 탑재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14나노 핀펫(FinFET)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7420’이 글로벌파운드리(GF)의 미국 뉴욕주 알바니 소재 팹8(Fab8)에서도 생산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GF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14나노 핀펫 공정을 그대로 들여와 사용키로 한 파운드리 업체다. 삼성전자와는 ‘동맹’ 관계인 셈이다.
6일 반도체 분석 전문 업체 칩웍스는 갤럭시S6를 입수, 분해해본 뒤 이 같이 추정했다. 칩웍스는 엑시노스 7420 패키지 위에 레이저로 각인된 ‘GXK’를 GF의 제품 생산 코드로, ALB를 알바니 팹8로 해석했다. 즉, GF의 알바니 팹8 공장에서도 엑시노스 7420이 생산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월 자사의 14나노 핀펫 공정 기술을 GF에 제공해 고객사들이 동일한 디자인으로 두 회사의 공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원 디자인 멀티소싱’ 체계를 구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GF는 삼성전자의 공정 기술 뿐 아니라 장비까지도 그대로 도입하는 이른바 ‘카피 이그잭틀리(Copy Exactly)’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카피 이그잭틀리는 인텔이 처음으로 도입한 생산 혁신 프로세스 가운데 하나로 공정 기술과 제조 장비를 일치시켜 전 세계 어떤 공장에서든 동일한 제품을 동일한 품질로 만들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이 맞다면) 삼성전자가 14나노 공정의 빠른 램핑업(생산량 증대)을 위해 GF와 공동 생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애플(A 시리즈)과 퀄컴(스냅드래곤), 엔비디아(GPU) 등 대형 고객사의 14나노 핀펫 파운드리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2014년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14나노 핀펫 공정의 생산 용량 비중은 올 연말께 (전체의) 약 3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시스템LSI 3라인(S3)으로 명명됐던 화성 17라인의 경우 1단계 투자는 D램으로 진행했지만 2단계 투자는 시스템LSI(14나노 핀펫)로 예정돼 있다. 이는 14나노 공정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시스템LSI의 올해 시설투자액은 지난해 보다 많다”며 “이렇게 증설된 캐파(14나노 핀펫 파운드리)를 다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거래선이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된 엑시노스 7420의 칩(Die) 면적은 20나노 엑시노스 5433(113㎟) 대비 30.9% 감소한 78㎟인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5에 탑재된 28나노 공정 스냅드래곤 801(118.3㎟)과 비교하면 34%나 줄어든 것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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