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금융 IT시장의 역동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금융 IT투자를 힘차게 견인할 새로운 테마가 보이지않고, 구조적으로는 전체 IT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회사들의 고정비때문에 신규 IT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유가 더욱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는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시장이 본격 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융IT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핀테크에 대한 투자 전략이 아직 금융권에선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으나 금융권 내부적으로 ‘핀테크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것은 향후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편으론 차세대, 모바일 업무 강화 등 기존 IT 업무시스템에 대한 고도화사업도 꾸준히 추진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10회에 걸쳐 올해 금융권 IT투자 전략 및 신기술 동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편집자>
[2015 금융IT전략⑨] e뱅킹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스마트폰 뱅킹 사용자의 가파른 상승세에 밀려 은행권 e뱅킹의 위력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도 스마트폰 뱅킹에 대한 은행권의 투자 열기는 e뱅킹보다 더 뜨거워 보인다. 스마트폰 뱅킹을 매개로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고 믿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스마트폰 뱅킹에 대한 열기와는 별개로, e뱅킹은 여전히 은행의 비대면채널 금융서비스 포털로서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뱅킹과 e뱅킹은 고객의 입장에서는 대체 채널이 아니라 상호보완 기능을 가진 보완채널로써 역할하고 있기때문에 이를 대립의 구도로 보는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이같은 역할규정은 앞으로도 오랜시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인터넷뱅킹이든 기업 인터넷뱅킹이든 서비스 수준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고, 이것을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e뱅킹 시스템의 파워풀한 역할이 필요하다 . 가정과 회사에서 PC가 없어지지 않는 한 e뱅킹은 유효한 뱅킹서비스 채널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권, e뱅킹시스템 고도화에 지속 투자 = 따라서 e뱅킹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은행권의 투자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2년간 진행된 은행권 e뱅킹 사업중 눈에 띠는 것은 농협은행의 e뱅킹 사업과 부산은행 신 인터넷 뱅킹 사업이 꼽힌다. 농협은행의 e금융 차세대시스템은 스마트 금융으로 급변하는 IT환경과 고객들의 니즈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객 중심, 서비스 중심의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부산은행이 올해 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신 인터넷 뱅킹시스템은 개발인력 130여명과 2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 신 시스템 오픈을 통해 부산은행은 인터넷 뱅킹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채널 전략을 보다 강력하게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은행권의 경우 대부분 e뱅킹 고도화가 마무리 된 상황이지만 꾸준한 업그레이 요구는 지속적으로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용 인터넷 뱅킹의 경우 고도화 여지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대구은행은 기존 PC를 통한 인터넷 뱅킹만 가능했던 기업뱅킹 서비스를 스마트폰에서 가능하도록 최근 신(新)스마트뱅크 서비스 출시를 진행해 주목을 끌었다. 은행권의 기업뱅킹 서비스의 스마트폰 이식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뱅킹의 특성상 이동성 보다는 안정성. 그리고 기업 뱅킹 업무 담당자에게 모바일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 기업 뱅킹은 PC를 바탕으로 고도화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가장 최근 기업뱅킹 시스템을 고도화 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기업인터넷뱅킹을 전면 개편했다. 기업고객들의 보다 유용하고 편리한 인터넷뱅킹 사용을 위해 ▲고객업무 편의성 증대 ▲영업점 연계채널 구축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센터 오픈 등을 중점으로 기업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기업 인터넷 뱅킹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업 고객관계관리(CRM) 연계 등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고 이용업체 내부 전사자원관리(ERP) 연동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과 같이 기업 뱅킹 시스템을 기업 업무 프로세스 포털의 중심축 역할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춰 고도화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축은행, e뱅킹 고도화 추진 = 한편 올해 일반 e뱅킹 사업에서는 저축은행 통합에 따른 고도화사업이 신규사업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는 J트러스트 산하에 있는 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 통합, SBI 계열 저축은행 통합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덩치가 커지고 있어 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요구사항이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 전산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저축은행의 경우 인터넷 뱅킹을 독자 시스템으로 구축하거나 ASP 방식을 사용해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자체 전산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최근 계열 저축은행에 대한 전산통합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인터넷 뱅킹 고도화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HK저축은행과 같이 자체 전산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저축은행 역시 스마트뱅킹 등 e뱅킹 시스템 구축에 대한 검토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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