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발전법 파헤치기 ③]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9월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안(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이 시행되면 가장 수혜를 입는 곳은 어디일까.
이미 지난 3일 클라우드 발전법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한 이후, 코스닥과 코스피에 상장된 국내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잇달아 상승했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다만 '클라우드 관련주'로 묶인 이들 모두를 '진짜' 클라우드 기업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기업들의 행보도 빨리지고 있다. 세부 지침이나 시행령 등이 아직 발표되진 않았지만 저마다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특히 공공기관의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가장 유리할까.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서도 컴퓨팅과 스토리지(저장공간) 등을 임대해주는 IaaS 기업들이나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개해주는 CSB(클라우드 서비스 브로커리지)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대표적인 IaaS 사업자로는 KT와 SK텔레콤 등이 있다. 지난 201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한 KT는 최근까지 약 6000여개의 기업 고객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KT는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비즈 내부에 일부 고객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 및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는 보안 등을 중시하는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포스코, 비씨카드, 롯데그룹, KB금융 등의 기업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T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이용하는 삼성 존(Zone)의 경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보안 기능 외에 IPS(웹트래픽 공격 감시/차단)이나 방화벽, 공인망과 사설망 분리, 전문 보안 관리 서비스 등이 추가로 제공된다. 때문에 보안을 이유로 이용을 망설이는 공공기관에는 이같은 서비스를 적극 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마련 중인 SK텔레콤도 개발자와 게임사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으며, 오는 7월 평촌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LG유플러스 역시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 중소 클라우드 기업인 이노그리드는 지난 2011년 처음 선보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잇'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 모델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쉽게 해주는 솔루션도 출시했다. 또한 투자 유치를 위해 자체적인 데이터센터 마련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데스크톱가상화(VDI)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틸론이나 전자세금계산서로 유명한 더존비즈온, 망연동 서비스(IX)로 잘 알려진 KINX 등도 주목받고 있다.
여러개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개해주는 CSB 사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아마존웹서비스(AWS)나 IBM, 구글 등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국내에 지사를 두고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국내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간접영업도 적극 진행 중이다.
이미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영우디지탈을 비롯해 농심그룹 IT계열사 농심NDS, 동부CNI 등이 CSB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중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KT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여서 향후 정부 지침 및 지원 방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도 크다.
지난 24일 저녁 인기웹툰 포털인 레진코믹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음란물로 규정, 차단당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레진코믹스는 구글 앱 엔진이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 서비스가 운영되는 서버가 해외에 있다고 판단되면서 별도의 연락이나 경고 없이 바로 차단됐다. 해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즉시 차단됐다는 것은 결국 국내에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는 해외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특성상 내 데이터가 어느 국가의 데이터센터에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 상황에서, 이러한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개하는 국내 CSB 업체들 역시 사업 과정에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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