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지난해 범용 태블릿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최근 발간한 예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4330만대의 태블릿 AP를 출하해 애플(6470만대)에 이어 시장 2위 자리에 올랐다. 전년 대비 무려 283.1%나 확대된 수치다. 애플은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태블릿 AP를 만들어 자사 아이패드 시리즈에만 탑재한다. 따라서 범용 태블릿 AP 시장에서 1위 업체는 인텔인 셈이다. 지난해 인텔의 태블릿 매출액은 7억7000만달러로 애플(11억3600만달러)을 제외하면 1위였다.
인텔은 지난해 태블릿용 AP 출하량을 확대하기 위해 완성품 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ARM 칩을 사용하다 자사 x86 칩으로 전환할 때 드는 비용을 대신 지불해준 것이다. 사실상 거의 무료로 칩을 제공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텔 측의 공식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태블릿 AP 출하량은 4600만대였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열린 2014년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태블릿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확고히 닦았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일단 점유율을 확대해 놓은 뒤 추후 이익을 회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때문에 인텔 내에서 스마트폰 및 태블릿용 프로세서와 모뎀칩 사업을 관장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그룹의 적자폭은 전년 대비 확대됐다. 이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2억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5.3% 줄었고 영업적자는 42억600만달러로 전년(31억4800만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태블릿 AP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태블릿 AP 출하량은 2억9310만대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2013년 성장률이 36.2%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둔화폭이 컸다는 평가다. 지난해 태블릿용 AP의 전체 매출액은 41억9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태블릿 완성품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태블릿 출하량은 2억4250만대로 전년 대비 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태블릿 시장을 이끌어왔던 애플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출하량은 각각 6340만대, 4140만대로 전년 대비 각각 15%, 1%나 출하량이 줄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 증가, 긴 교체주기, 브랜드가 없는 중국산 화이트박스 및 저가 태블릿 출현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중국 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화이트박스 태블릿의 지난해 출하량은 7040만대로 전년 대비 27%의 성장률을 보였다. 애플의 태블릿용 AP 출하량과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10.7%, 9.4% 줄어든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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