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금융 IT시장의 역동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금융 IT투자를 힘차게 견인할 새로운 테마가 보이지않고, 구조적으로는 전체 IT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회사들의 고정비때문에 신규 IT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유가 더욱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는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시장이 본격 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융IT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핀테크에 대한 투자 전략이 아직 금융권에선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으나 금융권 내부적으로 ‘핀테크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것은 향후 경쟁력 확보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편으론 차세대, 모바일 업무 강화 등 기존 IT 업무시스템에 대한 고도화사업도 꾸준히 추진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10회에 걸쳐 올해 금융권 IT투자 전략 및 신기술 동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4년 중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뱅킹(이하 스마트폰 뱅킹) 등록 고객수는 2013년 말보다 29.6% 증가한 482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뱅킹 이용건수 및 금액이 3099만건, 1조797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5.5%, 31.3% 증가해 전체 인터넷 뱅킹 이용건수와 금액 증가세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번 한국은행의 조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크게 2가지다. 스마트폰뱅킹의 등록고객 구성을 보면 주 이용자층인 20~30대의 점유 비중이 하락하는 가운데 50대 이상의 비중 증가가 두드러졌다는 점과 2013년 50:50으로 동률을 이뤘던 인터넷 뱅킹 등록 고객수와 스마트폰 뱅킹 등록 고객수의 무게추가 스마트폰 뱅킹으로 기울어졌다는 점이다.
◆중장년층 비중 증가=그동안 스마트폰 뱅킹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중장년층, 특히 장년층의 경우 스마트폰 뱅킹 보다는 기존 피쳐폰에 기반한 VM(Virtual Machine)뱅킹, IC칩 뱅킹이 모바일 뱅킹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장년층의 스마트폰 뱅킹 유입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0대의 경우 2013년 10.0%에서 2014년 11.7%로 60대 이상은 2013년 3.5%에서 2014년 4.6%로 스마트폰 뱅킹에 대한 저변이 확대됐다. 이는 국내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중장년층에 대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는 한편 이동통신사들의 VM뱅킹, IC칩 뱅킹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뱅킹으로 중장년층이 흡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은행과 이동통신사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VM(Virtual Machine)뱅킹 서비스는 오는 2016년 중단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신규가입 중단에 나섰으며 2015년이 VM뱅킹의 마지막 해가 될 전망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국내 모바일 뱅킹 시장은 스마트폰 뱅킹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의 스마트폰 뱅킹 활용도는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40대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요 고객이긴 하지만 중장년층의 은행 이용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은행권에선 스마트폰 뱅킹에서 중장년층의 활발한 트랜잭션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스마트뱅킹을 개편하면서 UI(사용자 환경) 개선을 위해 글자의 크기를 키웠다. 중장년층이 스마트폰 뱅킹 사용에 있어 어려움으로 인식하고 있는 근거리와 작은 화면 탓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메뉴를 개선한 것. 또, 중장년층이 자주 이용하는 지로일부와 통합지방세 납부만 가능하던 공과금 메뉴를 확대해 국세, 보험료 등의 공과금 납부도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폰 뱅킹 등록고객수가 2014년을 기점으로 인터넷 뱅킹 등록고객수를 넘어섰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디지털 금융은 PC기반의 인터넷 뱅킹의 성장과 궤를 같이 했다. 각 은행들은 인터넷 뱅킹 시스템 개편에 주기적으로 수백억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대부분의 조회, 이체와 같은 트랜잭션이 PC기반의 온라인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은행들은 스마트폰 뱅킹에 대한 투자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차세대 e뱅킹 사업에서 스마트폰 뱅킹에 대한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채널 차별화에 초점=이미 은행들은 스마트폰 뱅킹을 새로운 통합 채널로 인지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지방은행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지방은행들도 스마트폰 뱅킹 독자 구축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뱅킹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 차별화를 위한 은행들의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모든 금융 채널을 재편하는 한편 오는 6월에는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뱅킹 통합 플랫폼 ‘IBK 원뱅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신한S뱅크’는 스마트폰을 통해 조회, 이체, 펀드, 외환, 카드 등의 핵심 은행업무를 제공하는 한편 고객 맞춤형 메시지인 ‘스마트레터’를 수신할 수 있고, ‘금리우대쿠폰’ 및 ‘환율우대쿠폰’ 등을 가진 고객이 개별적으로 발급받은 우대쿠폰을 직접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N 뱅크(Bank)’를 기반으로 기존 거래이력 및 각종 개인의 금융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NFC 기반의 고객 인지 서비스인 ‘터치미(Touch Me)’를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은행 영업점에서 창구대기표 예약이 가능하다.
한편 이러한 은행들의 스마트폰 뱅킹 전략의 구체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마무리됐다. 올 초 각 은행들은 조직개편을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별도 조직 출범, 혹은 조직 강화를 통해 채널 혁신전략을 구체화했다.
한편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의 보급에 따라 새로운 뱅킹 서비스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삼성 갤럭시 기어에 이어 올해 애플의 스마트워치 출시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스마트워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 출시 이후 태블릿PC 뱅킹 등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스 출시에 공격적으로 대응해 온 은행권에선 웨어러블 뱅킹에 대한 대응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NH농협은행 및 지역 농·축협은 금융권 첫 스마트워치(갤럭시 기어 등)에서 쓸 수 있는 착용형태의 금융서비스인 워치뱅킹을 1월초 선보였다.
스마트 워치를 중심으로 한 웨어러블 뱅킹의 경우 제한된 액정 화면 탓에 스마트폰 뱅킹 앱보다는 구현에 제약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농협은 스마트워치 UI에 최적화된 간편한 입력 및 보안성 제공에 초점을 두기도 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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