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정부나 공공기관이 정보화 사업을 할 소프트웨어 기획설계와 구축을 분할해 발주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SW 산업 생태계 선진화를 위한 공공SW사업 분할발주 정책토론회'에서 “SW 사업 공정을 수정이 쉬운 단계와 어려운 단계로 나누자”며 이깉이 주장했다.
김 소장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역악한 배경이 사업 기획과 설계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주먹구구식 사업으로 과업변경이 잦고 이 때문에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기획설계 단계에서 사용자들이 구체적인 결과물을 미리 예상할 수 있도록 UI(사용자환경)까지 제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구축 사업비를 산출하고 패키지 SW를 구매할지 직접 개발할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전체 사업비의 20~30%를 투입하고, 그 결과물을 평가해 다음 해에 예산을 제대로 확보해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김 소장은 제시했다.
김 소장은 “SW사업을 기획과 구현으로 나눠 진행하면 기획 단계에서 예산과 과업의 불확실성이 많이 줄어들어 SW사업의 품질을 높이고 개발자 처우 개선이나 SW제값주기 등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의 발표해 대해 토론회 참석자들은 전체적으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했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상무는 “중요한 것은 업무량과 사업비를 적절하게 지급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사업비를 합리적으로 산출하고 부득이하게 추가 과업이 있으면 적당한 대가를 지급할 수 있는 예산 구조가 먼저 마련돼야 분할발주 제도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익호 창의컨설팅 대표는 “분할발주가 시행되려면 분석설계 전문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업체를 먼저 육성할 것이냐 먼저 시장을 만들 것이냐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법제도의 도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안착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미리애 VTW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머릿수로 사업규모를 책정하는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현재는 기능점수로 사업비를 선정하는데, 실제로는 기능점수에 따라 계약을 해도 개발자 인력 계획을 내야 한다”면서 “반쪽 제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국회 과학기술혁신포럼(대표 서상기 의원)이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며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조달청(청장 김상규)이 공동 후원했다.
서 의원은 “SW사업의 분할과 분야별 전문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보편적 발주 방법”이라며 “이제 우리의 공공SW사업에서도 기획 강화를 위한 분할발주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이며, 본 토론회가 이를 실천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규 조달청장은 “SW분할발주 도입을 위한 제도개선, 예산 확보 등 기반 조성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노력할 것”이라면서 “건강한 SW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공발주체계 개선 노력에 업계도 적극 동참하여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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