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꽤 오랫동안 저렴한 B급 콘텐츠 생산자로 인식돼왔지만 이제는 A급 딱지를 단 지상파 방송 콘텐츠들과 당당히 겨루고 있다. 반면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영향력은 뒷걸음질 치고 있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PP의 콘텐츠 포맷을 차용하는 경우도 나타나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PP 매출규모는 13조9690억원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반면, 지상파 방송 매출은 4조4738억원으로 1.2% 줄었다. 종사자 수도 지상파 방송의 경우 200여명 줄었지만 PP는 690명이나 늘었다. 성장하는 군과 하향세에 접어든 군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콘텐츠 파워는 지상파 방송사가 높다. 하지만 PP도 질적, 양적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종합편성PP가 시청률 부진에서 탈피했고, CJ E&M은 오랜 기간의 투자를 보상받고 있다. 일명 슈스케(슈퍼스타K) 신드룸을 일으킨 CJ의 tvN은 응답하라 시리즈, 꽃보다 할배에 이어 최근에는 드라마 미생까지 매년 복수의 콘텐츠를 빅히트시키고 있다.
특히, 넬슨코리아와 CJ E&M이 공동 개발한 콘텐츠파워지수(CPI)에 따르면 미생은 지상파 콘텐츠를 제치고 5주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CPI는 단순히 시청률만 근거로 콘텐츠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 뉴스, 화제성, 광고 몰입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만화가 원작인 미생은 지상파가 드라마화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지상파 드라마의 고정화된 패턴에서 벗어난 것이 성공요인이라는 것인데 PP로서의 차별화된 노력이 빛을 발한 경우다.
여전히 막말방송, 정치적 편중, 투자미흡, 시사 및 뉴스 집중 등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종편이지만 출범 초기 굴욕적인 0%대 시청률서 벗어나 히트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분위기다. 재무적 안정도가 전반적으로 낮지만 광고 매출은 상승세다. 최근 재승인 심사가 마무리 된 가운데 적극적인 투자가 수반될 경우 종편의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상파 방송은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사업 매출 감소는 콘텐츠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지상파방송(DMB포함)의 광고시장 규모는 2조733억원으로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전체 광고시장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61.1%에서 59.6% 축소됐다.
한류를 앞세워 콘텐츠 수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부진을 상쇄할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도전은 비 지상파PP들의 선전이다. 시청자가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B급 콘텐츠라고 폄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700MHz 주파수 논란은 지상파 방송의 위기의식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사례다. 전 세계적으로 700MHz 주파수를 통한 UHD실시간 방송사례는 찾기 어렵지만 지상파 방송은 강력히 주파수를 원하고 있다. 콘텐츠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를 유통할 플랫폼마저 사라질 경우 방송시장에서의 위상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상파 방송은 당분간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명맥을 유지하겠지만 PP들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절대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는 힘들어질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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