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로위원회·비정규직 노조 “근로조건 개선 나서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가 노동조합에 가입한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의도적인 일감 줄이기 등 노조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비스센터는 외견상으로는 LG유플러스의 자회사, 관계사도 아닌 협력사이지만 원청인 LG유플러스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조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원청인 LG유플러스가 서비스센터 기사들의 생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기사들은 지난 3월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비정규직지부를 설립했다. 이들이 노조를 설립한 이유는 근로환경 개선이 주목적이었다.
주말도 없이 계속되는 근무에도 손에 쥐는 돈은 업무비, 통신비, 식대, 차량유지비 등을 다 포함해 2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인터넷 개통을 위해 전주에 오르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안전장구조차 개인이 구매해야 하고 4대 보험마저 강제로 해지당했다.
이 같은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서비스센터를 2개로 쪼갠 마이크로 센터, 고의적인 일감줄이기, 급여차감, 회유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에 노조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경고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신종 대체인력 투입 등 노동탄압은 경고파업 이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 주장이다.
일례로 5인 가족의 가장인 한 개통기사 조합원은 지난달 85만9000원을 월급으로 받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5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193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최저생계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또 다른 한 센터의 경우 조합원들이 4대보험 일방해지에 대한 원상복구를 요구하자 사용자 보험부담 분까지 포함해 해지됐던 3~4개월 분의 보험료를 부담시켜 100여만원 이상을 공제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센터와 기사간의 문제로 보이지만 사실 배후에는 LG유플러스가 있다. LG유플러스에는 QM(Quality Manager)이라는 고객센터를 관리하는 직원이 있다. LG유플러스에서 차·부장급인 QM이 하는 일은 하청직원들에게 업무할당을 지시하거나 센터의 영업성과를 감독하는 일이다. 노조 설립전에는 직원들 복장검사까지 했다고 한다.
노조에 따르면 고정급 없이 설치 건당 수수료를 임금으로 받는 서비스센터 개통기사 조합원들의 경우 하루평균 8~9건의 업무할당에서 현재는 하루 1건이나 겨우 2건 정도의 업무만 주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관악과 부천 서비스센터의 경우는 경고파업 후 회사가 조합원들 몰래 야반도주해 비조합원들과 함께 사무실을 옮겨 조합원들이 아예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발생했다.
을지로위원회는 “LG유플러스는 노동자들을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이런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신종 대체인력 투입을 위한 20여개 가상센터(직영센터)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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