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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1000만 시대, 미디어 시장 무엇을 바꿨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IPTV 가입자가 1000만을 돌파했다. 2009년 1월 상용서비스 시작 이후 약 5년 8개월만이다.

경쟁 플랫폼인 케이블TV가 가입자 1000만을 모으는데 걸린 10년가까이 걸렸다. 이미 케이블, 위성방송 등 기존 매체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플랫폼이 절반정도의 시간 만에 가입자 1000만을 돌파한 것이다.

IPTV 업계를 대변하는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이에 대해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로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 VOD 등이 시청자에게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가입자 1000만 시대, 바뀐 것 없는 유료방송 시장=협회의 거창한 평가와는 달리 IPTV를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당초 기대했던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한 반면, 유료방송의 저가 고착화에는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IPTV는 태생 자체가 디지털이다. 때문에 T커머스 등 다양한 양방향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고, IPTV 사업자들 역시 초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IPTV나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플랫폼간 차별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을 활성화 시켰다는 평가 이외에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 IPTV에 대한 평가는 박한 것이 현실이다.

가입자 1000만 돌파 역시 IPTV만의 장점 보다는 통신상품과의 결합을 통한 저가 전략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케이블TV의 가입자 감소는 공교롭게도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결합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 출시 이후 본격화됐다. IPTV 3사 모두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결합을 통해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었어도 수익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지나친 저가정책 때문에 콘텐츠 비용을 대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IPTV 최대 사업자인 KT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인회 전무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미디어 콘텐츠 부문은 모바일과 결합해 신규 가입자 유치에 기여하고 있다"면서도 "단독 IPTV만 보면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콘텐츠 수급 비용 부담으로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방송통신 융합상품 IPTV, 제 역할 하려면=때문에 방송통신의 대표적인 융합사례인 IPTV는 국정감사 등에서 대표적인 방송통신 융합 실패사례로 거론되기도 했다. 통신사들이 IPTV를 가입자 유치 수단으로만 활용할 뿐 콘텐츠 생태계 조성에는 나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통신사들도 초기에 콘텐츠 사업을 활발히 진행했지만 실패했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KT의 경우 이석채 전 회장 시절 가상재화 플랫폼으로서 IPTV를 적극 활용하고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지만 지금은 흐지부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자의 의지도 부족했지만 정부의 방향성 없는 정책도 한 몫 했다.

약탈적 요금제 등 저가화에 대해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DCS(접시없는 위성방송), 점유율 규제 등 사업자 분쟁에 대해서도 교통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유료방송에 대한 문제지만 콘텐츠 비용과 관련해서도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추진하다가 잘 안되자 “사적계약”이라는 이유로 나몰라라 하고 있다.

IPTV를 대표적인 방송통신 융합 정책의 결과물로 포장하면서도 정작 IPTV의 미래에 대한 길라잡이 역할은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IPTV가 대표적인 방송통신 융합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정부의 뚜렷한 정책방향과 함께 방송을 대하는 통신사업자의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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