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융합이 금융권에 휘몰아치고 있다. 은행의 고유 영역이었던 송금 서비스가 인터넷 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그 파괴력 또한 상당하다. 신용카드 업무 역시 인터넷 업체들이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결제 업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각종 규제와 법규 탓에 해외 시장의 흐름에 뒤쳐져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현재 금융 IT융합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 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달 금융결제원이 ‘2014년도 산학 협동연구 수행기관 선정’을 위한 사업자 공고를 냈다. 통상적으로 학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금융결제시스템과 주변 상황에 대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이번 사업주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결제원(이하 금결원)이 이번 연구 과제로 삼은 것은 ‘비금융기관의 금융서비스 진출 강화에 따른 지급결제전문기관의 대응전략’이다.
금결원은 “구글의 구글월렛, 아마존의 아마존페이먼츠,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차이푸동 등 국내외 비 금융기관에 의한 지급결제서비스 제공이 활발해 지고 있다”며 “외부 전문가에게 지급결제전문기관의 대응전략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의뢰해 향후 지급결제서비스 발전전략의 기반 자료로 활용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금결원은 국내 금융전산망 구축을 위해 1986년 출범해 CD공동망, 타행환공동망, 전자금융공동망, 어음교환, 지로 등의 지급결제시스템과 공인인증 등 금융분야 핵심인프라의 구축·운영을 담당하는 곳이다. 한마디로 은행권 전자금융결제의 핵심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금결원이 비금융기관의 금융서비스 진출이 본격화되자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전략을 수립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
은행권이 비금융기관의 시장 진출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근접지급결제(NFC)나 IC칩 기반 결제 시스템 활성화가 이뤄지지 못한 데에는 통신사, 단발제조사와의 협력이 잘 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은행권이 이러한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지급결제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실시간 이체, 은행 간 거래 등으로 전자지급결제에 있어 앞서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이 새로운 결제시스템에 대해 다소 안이하게 접근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지급결제망 덕에 은행간 결제시스템이 연동돼 있어 어느 한 은행이 새로운 시스템과 서비스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비용 및 효율성을 고민해야 한다”며 “외국의 경우 특정 은행이 새로운 서비스를 하는 것은 그들만의 투자이며 의사결정이지만 국내의 경우 결제망과 연계돼 있어 어느 부분에서 은행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구글, 알리바바 등 해외발 비결제서비스의 활성화는 국내 은행권으로서도 가만히 보고 있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알리바바 등의 국내 진출 모색 등으로 송금 등 지급결제 서비스의 패러다임 변화는 분명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선 은행권의 새로운 지급결제 서비스 시장전략을 가늠해 볼 계기로 카카오가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뱅크월렛 카카오’를 주목하고 있다. 뱅크월렛 카카오의 주도권이 카카오로 옮겨갈지 아니면 은행으로 옮겨가느냐에 따라 향후 은행의 차세대 결제 시장에서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은행권이 카카오와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업체들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은행권 공동으로 ‘마이크로SD’카드 기반 통합 결제서비스가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결제원 등이 주도하고 있는 이번 사업은 스마트폰 저장매체로 잘 알려져 있는 마이크로SD 안에 금융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모바일 뱅킹과 카드 등 대분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만 시범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고 마이크로SD에 대한 기술적 이슈들이 해결되지 않은 것이 부담이다.
뱅크월렛 카카오에 가입하지 않은 하나은행의 전략도 관심이다. 하나은행은 독자 스마트 뱅크 전략을 고수하며 대신 페이팔, 알리페이와 같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개선에 집중하고 있어 은행권 전략 다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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