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 시장 하락폭 둔화
- 애플, 한성컴퓨터, 에이수스 등 성장세 지속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전 세계 PC 시장이 지난 2분기 다소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먼저 전 세계의 경우 2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7440만대(IDC 기준)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감소폭으로 태블릿 성장세의 둔화와 기업용 PC 수요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는 어떨까. 올해 1분기 국내 PC 시장 출하량은 16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3%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수치 자체로는 미미하지만 2012년과 2013년 1분기 PC 출하량이 16.3% 역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래프 하락폭이 완만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소니는 1분기 PC 출하량이 급감하기 시작해 2분기에는 아예 집계되지 않았다. 이는 소니가 ‘바이오’ 브랜드를 포함해 모든 자원을 일본산업파트너즈(JIP)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PC 사업 정리로 인해 여파는 국내에 곧바로 영향을 끼쳐서 1분기 출하량은 3400대로 급감했다.
소니는 국내에서 평균 분기마다 적어도 1만대 이상의 PC를 출하했다. 기업거래(B2B)는 물론 기업용 PC와 데스크톱PC 없이 이 정도 수치라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가 빠진 국내 PC 시장에서 애플, 한성컴퓨터, 에이수스 등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1분기뿐 아니라 2분기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소니의 분기당 국내 PC 출하량은 1~2만대 수준이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전체 PC 시장 규모가 엇비슷하게 유지됐다는 것은 소니가 차지한 물량을 다른 업체가 자연스럽게 흡수했다고 봐야 한다.
특히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노트북 출하량이 1만3000대에서 2배 정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소니 노트북 수요자가 고정적이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대체제로 애플 맥북 시리즈를 선택한 셈이다. 두 업체는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성 등에서 소비자의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가격적인 면에서 소니가 다소 비쌌지만 더 이상 제품 자체를 구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애플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이어졌다. 반대로 한성컴퓨터와 에이수스는 저가 PC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국내 PC 시장도 하락폭이 둔화됐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2분기까지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
IDC 연구팀의 로렌 로버드 부사장은 “최근 성숙시장에서의 성장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이 같은 성장세의 중요한 부분은 작년 약해진 수요가 회복된 것이고 단기간 이루어진 교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한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2분기 회복세가 장기적인 전망을 끌어올리기 위한 모티브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적이다. 업계에서도 PC 시장이 완전하게 반전됐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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