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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U+, 알뜰폰 진출…미래부 ‘이이제이(以夷制夷)’ 통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 LG유플러스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진출이 조건부 허용됐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와 KT 계열인 KTIS, LG유플러스 계열인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시장의 패권을 놓고 경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통사 자회사들의 시장진입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통사 자회사들이 모회사들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훨씬 저렴한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에게까지 확산시켜 전체 알뜰폰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 실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5일 알뜰폰 시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며 이통사 자회사들의 시장진입에 따른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에 부과된 ▲결합판매 이용약관 인가의무 ▲모기업의 직원·유통망을 이용한 영업활동 및 마케팅비 보조금지 ▲이통 자회사에 대한 도매제공 용량 몰아주기 금지 이외에 ▲이통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전체 알뜰폰 시장의 50% 이내 제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단말기·유심 구매대행 의무가 추가로 포함됐다.

여전히 많은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 자회사의 시장진입을 반겨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브랜드 인지도에서 차이가 나는데다 재무·마케팅 능력도 격차가 크다. 조건을 걸었지만 이통사가 정부의 눈을 피해 알게 모르게 부당지원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역기능을 우려해 정부가 SK텔링크의 알뜰폰 등록을 취소하고 KT와 LG유플러스의 시장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통사의 자회사라고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현행 법상 정부의 등록요건심사 후 별정통신사로 등록하고 이통사와 계약을 체결하면 누구나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사 자회사의 시장진입에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들의 시장진입을 계기로 새로운 경쟁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인하된 도매대가를 바탕으로 7월까지 이통사보다 최대 50%까지 저렴한 40여종의 3G, LTE 정액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KT 계열인 KTIS와 LG유플러스 계열인 미디어로그도 5~10종의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도매대가 인하와 함께 미래부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저렴한 스마트폰 요금제 출시 확대다.

KTIS와 미디어로그의 스마트폰 요금제는 모회사 요금제에 비해 50% 저렴하다. 약정 가입자와 비교하면 30% 수준이다. 대부분 이통사 고객들은 약정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30% 가량 저렴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신 알뜰폰 요금제는 약정이 없고 위약금이 없기 때문에 이용패턴에 따라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사업자들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스마트폰 요금부담도 알뜰폰을 통해 30% 정도 낮출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김경만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이통사 자회사의 시장진입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차라리 점유율 한도를 정하고 시장을 열어서 전체 시장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지금까지 알뜰폰은 음성에서 성과를 거두었지만 시장이 제대로 활성화 되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렴한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며 “이통 자회사들이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면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도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이통사들의 요금도 낮아지는 등의 연쇄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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