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스타일 냉장고,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용도 변경 가능
- 10년을 써도 지루하지 않은 콘셉트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독특한 콘셉트의 냉장고가 올해 초 모습을 드러냈다. 가운데 서랍이 있어 김치냉장고인줄 알았는데 일반 냉장고처럼 활용이 가능하단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상(上)칸‧중(中)칸‧하(下)칸을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중칸은 야채나 과일은 물론 육류, 생선도 보관할 수 있고 마음만 먹는다면 저장실 전체를 김치냉장고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 ‘프리스타일’ 냉장고는 최근 생활가전 풍속도를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먼저 1인 가구가 급증하고 기혼가구라도 예전만큼 김치를 담가 먹지 않는다는 점이 고려됐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신제품이 등장하는 스마트 기기와 달리 생활가전은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서 프리스타일 냉장고의 등장은 업계에서 바라보는 트렌드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가전, 특히 냉장고는 해당 지역의 문화와 경제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프렌치도어는 ‘상(上)냉장‧하(下)냉동’ 구조를 갖추고 있어 덩치 큰 식품을 저장하기에 알맞다. 여기에 정수와 얼음을 제공해주는 디스펜서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사이드바이사이드(Side by Side, 양문형) 형태의 제품이 대부분이었다가 2년부터 프렌치도어 냉장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스타일 냉장고는 이런 업계 흐름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용량+사용성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 ‘프리스타일’ 냉장고=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냉장고 상품기획팀(한국 냉장고 담당) 국은영 과장은 프리스타일 냉장고 초기 콘셉트를 ‘제3의 냉장고’로 정의했다. 어차피 냉장고라는 물건이 음식물을 저장하는 용도이니 이를 최적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보자는 의도인 셈이다.
국 과장은 “돈값을 하는 냉장고가 가장 좋은 냉장고라고 본다. 요즘은 성능은 기본이고 부가적인 기능을 많이 생각하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에너지효율성이 가장 우선한다고 본다”며 “올해 냉장고 신제품이 많았는데 다양한 수요 공략에 집중했다. 용량만 크다고 해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융복합을 통한 전혀 카테고리를 만들고자 한 결과물이 프리스타일 냉장고”라고 강조했다.
프리스타일 냉장고의 핵심은 본체 가운데 마련된 저장실이다. LG전자는 크게 4가지 경우를 상정했다. 첫 번째 김치 보관이 적은 신혼부부, 두 번째 과일과 야채를 좋아하는 건강식 위주의 가구, 세 번째 어류와 육식 위주의 가구, 마지막 네 번째가 100% 김치냉장고로 사용하기 원하는 가구이다.
우리나라 냉장고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은 상태다. 가구에 따라 2대, 혹은 3대 이상의 냉장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냉장고 외에 김치냉장고 등을 추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 과장과 함께 김치냉장고 상품 기획을 담당하는 박종복 대리는 “프리스타일 냉장고의 중칸은 열고 닫았을 때 가장 편리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리서치(LSR)연구소와 협업해 음식에 대한 연구로 나온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LSR연구소는 LG전자가 지난 1989년 만든 국내 가전업계 최초의 생활문화 연구조직이다. 지금은 디자인경영센터 소속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LG전자 각 사업본부 제품 콘셉트를 발굴해 새로운 사업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냉장고 기획에서 그 동안 파격적인 제안이나 콘셉트가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기술과 상품성은 별개의 이야기다. 국 과장도 프리스타일 냉장고가 이런 부분에 있어 많은 고심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에 우선순위를 세워야 하고 디자인이라는 요소와 사용자 편의성을 모두 만족해야 했다”며 “익숙함이라는 요소를 버릴 수 없기 때문에 기존 제품이 가지고 있는 틀을 깨기가 쉽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프리스타일 냉장고는 국내에 선보인 냉장고 가운데 김치보관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제품이다. 그러면서도 일반 냉장고의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적절한 용량과 함께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굳이 김치냉장고를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 이보다 나은 선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분명한 가치가 있다.
국 과장은 “냉장고를 직접 쓰고 있는 주부 입장에서 제품을 기획하다보니 기술‧디자인적으로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냉장고가 워낙 보수적인 제품이지만 모든 사람이 쓰는 제품인 만큼 10년을 경험해도 지루하지 않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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