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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 시장 지지부진…미래부, 살릴까 방치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0년이 다되도록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이터방송채널(T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T커머스 시장은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와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업자들의 불성실한 사업운영과 정부의 관리감독 부재 등으로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방송위원회에서 시작된 T커머스 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현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맡고 있다. 미래부는 지지부진한 T커머스 시장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규제를 풀어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인지, 유사 홈쇼핑 채널 난립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적절한 규제를 가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

특히, 최근 신세계그룹이 사업권을 갖고 있는 화성산업 자회사 드림커머스의 지분인수를 추진 중인데, 미래부의 대주주 심사 여부를 비롯해 화면크기 조정 등 규제방향에 따라 T커머스 전체 시장의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방송 사업자 무더기 승인…정부 관리감독은 전무=데이터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총 13개 사업자가 있다. 음식 주문배달서비스나 TV뱅킹, 영화 예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용역제공형 3개 사업자와 TV홈쇼핑과 비슷한 상품판매형 10개 사업자가 2005년 방송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당시 방송위원회는 기준점수 1000점 중 700점을 상회한 CJ홈쇼핑, 우리홈쇼핑, TV벼룩시장,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 KTH, 화성산업 등 10개 사업자에 상품판매형 사업권을 승인했다.

방송위는 시청자의 다양한 양방향 선택권 보장과 데이터방송이라는 신규 서비스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인 사업자는 KT와 티브로드 외에는 찾을 수 없다.

대부분 사업권을 획득한 자들이 홈쇼핑 사업자이어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데다 플랫폼이 없을 경우 실질적으로 채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방송망을 통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망 부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와 긴밀한 협의 없이는 시장진입이 쉽지 않다. 유료방송 플랫폼을 보유한 KT와 티브로드가 그나마 열심인 이유다.

여기에 홈쇼핑 채널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홈쇼핑과 성격이 비슷한 채널을 위해 다른 채널을 빼기도 쉽지 않다.

물론, 시장상황과는 별개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업자들의 의지문제, 그리고 승인 이후 나몰라라 하는 정부의 태도다.

2005년 사업권을 내준 이후 지금까지 2번의 재승인이 이뤄졌다. 3년마다 재승인하다가 5년으로 바뀌었다. 2008년 2011년 재승인이 이뤄졌는데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사업자는 없다. 투자나 사업 이행과 관련한 조건은 없다고 봐야 한다. 승인 사업이지만 퇴출 프로그램은 없는 셈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몇몇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업자들이 명목만 유지하는 수준”이라며 “사업승인 당시 별다른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 시장진입 모색…정책 반전 이뤄질까=방송법 상 데이터방송은 방송사 채널을 이용해 문자, 숫자, 도형, 이미지 등 데이터를 위주로 영상·음향 등을 조합해 송신하는 방송을 의미한다. 인터넷 등 통신망을 통해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하지만 KT나 티브로드가 데이터방송을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데다 정부도 데이터방송에 대한 정책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어서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강자이면서도 홈쇼핑 채널을 보유하지 못한 신세계가 기존 사업자의 인수를 통해 시장진입을 모색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데이터방송 시장도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자회사 이마트를 통해 화성산업의 T커머스 자회사 드림커머스의 대주주 지위확보를 추진 중이다. 다만, 이 경우 미래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과 관련해 신세계측에서 문의해온 것은 없다”며 “대주주 변경신청이 들어오면 사업계획서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승인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사업자의 등장은 반가울 수 있지만 기존 홈쇼핑채널과의 중복성 등을 감안하면 무조건 T커머스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

규제가 완화되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10개의 유사홈쇼핑 채널이 등장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래부가 T커머스 채널의 동영상 화면 크기를 더 축소,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미 홈쇼핑 채널이 많은데 무한정 들어올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전체적인 영향을 고려해 T커머스 방송의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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