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벌적 손해배상 기조 탈피…명분 대결서도 일정부분 승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미국에서 전기를 맞았다. 애플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던 판결이 양측의 과실을 모두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배상액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많지만 미국서 거둔 수익 대부분을 내놓도록 하는 분위기는 완화됐다. 삼성전자가 실리와 함께 명분도 챙길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 2차 본안 소송(C 12-0630) 배심원 평결이 확정됐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1억1962만5000달러(1232억원), 애플이 삼성전자에 15만8400달러(1억6000만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 금액은 애플이 당초 요구한 배상액의 5% 남짓 삼성전자는 3% 정도다.
삼성전자는 ▲어드마이어(admire) ▲갤럭시넥서스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2 ▲갤럭시S2 ▲갤럭시S2 에픽4G터치 ▲갤럭시S2 스카이로켓 ▲갤럭시S3 ▲갤럭시탭2 10.1 ▲스트라토스피어(stratosphere) 등 10종의 제품이 대상이다. 어드마이어는 메트로PCS용 저가폰, 스트라토스피어는 버라이즌와이어리스용 저가폰이다.
애플은 이들 제품이 애플의 5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갤럭시탭2 10.1은 모든 특허를 침해치 않았다고 봤다. 스마트폰은 1개 특허(647특허)를 모두 침해했다고 봤다. 2개 특허(▲959특허 ▲414특허)는 모두 비침해다. 721특허는 ▲어드마이어 ▲갤럭시넥서스 ▲스트라도스피어가 걸렸다. 172특허는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S3만 빠져나갔다.
개별 배상액은 ▲어드마이어 1162만7549달러(119억4300만원) ▲갤럭시넥서스 560만4431달러(57억5600만원) ▲갤럭시노트 284만4083달러(29억2100만원) ▲갤럭시노트2 868만4775달러(89억2000만원) ▲갤럭시S2 1264만4960달러(129억8800만원) ▲갤럭시S2 에픽4G터치 1601만4796달러(164억4900만원) ▲갤럭시S2 스카이로켓 364만6169달러(37억4500만원) ▲갤럭시S3 5240만4721달러(538억2500만원) ▲스트라토스피어 615만3516달러(63억2000만원)다.
배상액 산정 구조는 판매량을 최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3개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여긴 제품은 ▲어드마이어 ▲갤럭시넥서스 ▲스트라토스피어 등 3종. 이 중 출고가는 갤럭시넥서스가 가장 높다. 배상액은 ▲어드마이어 ▲스트라토스피어 ▲갤럭시넥서스 순이다. 배상액 산정 오류에 대한 애플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였지만 총액 변경이 없었던 것 역시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갤럭시S3은 1개의 특허만 침해했지만 전체 배상액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갤럭시S2시리즈와 갤럭시S3를 출시한 2011년과 2012년 삼성전자의 북미 스마트폰 판매량은 각각 1920만대와 3290만대다. 이 기간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공급한 스마트폰 중 북미 비중은 각각 19.7%와 15.4%다.
삼성전자의 관련 사업부가 달성한 2011년(통신부분)과 2012년(IM부문) 영업이익은 각각 8조2700억원과 19조4200만원이다. 북미 판매량 비중과 단순 치환하면 북미 영업이익은 각각 1조6300억원과 2조9900억원 내외다.
앞서 1차 본안 소송(C 11-1849) 배상액 9억3000만달러(9900억원)과 이번 배상액을 비교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기조는 크게 완화됐다. 삼성전자가 명분 대결서도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는 근거다. 미국은 업종을 막론하고 그동안 자국 기업의 특허권 보호를 이유로 경쟁사가 미국서 거둔 수익을 뺏는 보호주의 기조를 취해왔다. 1차 소송과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도 이 기조와 다르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구글을 끌어낸 것도 있지만 애플도 삼성전자의 상용특허를 침해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TC의 애플 제품 수입금지를 뒤집었던 근거는 표준특허 침해로 수입금지는 과하다는 판단이다. 표준특허는 특허권자가 사용을 허락지 않으면 업종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도 이 문제 때문에 2차 소송에서는 표준특허는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상용특허 2건(▲239특허 ▲449특허)을 무기로 썼다. 애플은 이 중 449특허에 발목을 잡혔다.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폰5 ▲아이팟터치 4세대 ▲아이팟터치 5세대 등 5종이 전부 걸렸다. 애플은 혁신 회사니 남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삼성전자는 따라가는 회사니 남의 특허를 침해한다는 애플의 대명제가 깨졌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특허로 서로를 공격하는 일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보여줬다.
다만 여전히 애플 특허를 삼성전자 특허보다 높게 치는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배심원단이 산정한 애플 제품별 배상액은 ▲아이폰4 2만591달러(2100만원) ▲아이폰4S 2만8474달러(2900만원) ▲아이폰5 4만1524달러(4300만원) ▲아이팟터치 4세대 4만597달러(4200만원) ▲아이팟터치 5세대 2만7224달러(2800만원)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합리적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기업 중심 사고를 깨는 것은 성공했지만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그동안과 반대로 삼성전자는 명분을, 애플은 실리를 챙긴 셈이다.
한편 이 소송 결과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는 삼성전자에 유리하다. 삼성전자 제품 다 침해가 인정된 647특허는 적용 범위가 논란인 특허다. 이 부분과 관련 삼성전자 배상액은 4869만625달러 우리 돈 500억1000만원이다. 총 배상액의 절반에 가깝다. 2차 소송은 1차 소송 1심 결론 도출 과정을 고려하면 향후 1년여에 걸친 평결불복심리(JMOL) 등 1심 확정까지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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