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PU) 시장에서 인텔 x86 아키텍처의 지배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ARM 계열 MPU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등에 업고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ARM 아키텍처는 조만간 서버 시장에도 침투, 인텔의 숨통을 더욱 조여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MPU 시장은 586억달러 규모를 형성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MPU가 차지한 매출액 비중은 22%로 단일 제품군으로는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용 MPU는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태블릿용 MPU가 해당 시장에서 차지한 매출액 비중은 6%였다. 이는 전년 4%에서 2%포인트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스마트폰용 MPU 비중은 25%로 이 역시 전년(22%) 대비 3%포인트 늘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용 MPU는 대부분 ARM 아키텍처를 채용하고 있다. 반면, PC와 서버, 임베디드 프로세싱 MPU의 매출액 비중은 69%였다. 이는 전년 74% 비중에서 5%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이 시장으로 판매되는 MPU 대부분은 x86 아키텍처를 채용하고 있다.
업체별로도 실적이 갈렸다. IC인사이츠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5개 MPU 업체 가운데 x86 아키텍처가 주력인 인텔과 AMD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각각 2%, 21% 감소했다. ARM 아키텍처 MPU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차량용 임베디드 시장을 주로 공략한 퀄컴, 삼성전자(애플 파운드리 물량 포함), 프리스케일은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특히 모뎀칩 경쟁력을 기반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퀄컴은 29%의 고성장을 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MPU 업계는 물론, 전체 반도체 업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인텔은 MPU 시장에서 62%의 점유율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등에 업은 ARM 계열 MPU의 약진으로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태블릿 출하량 확대는 표준형 PC의 지속적인 수요 약화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x86 아키텍처의 비중 약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텔과 함께 x86 아키텍처를 고집하던 AMD도 ARM 기반 프로세서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코드명 시애틀로 알려진 서버용 MPU 옵테론 A1100과 통신 인프라 및 산업 시장을 노린 임베디드 제품군인 히에로팔콘이 주인공이다. 이들 제품은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 ARM 코어텍스 A57 코어를 내장한다.
인텔은 노트북과 태블릿의 장점을 합친 2-in-1과 일반적 형태의 태블릿에 탑재되는 신형 아톰 프로세서로 시장 수성에 나선다. 올해 4000만대의 태블릿용 MPU를 출하하겠다는 것이 인텔의 목표다. 제조 리더십을 강조하는 것도 인텔의 최근 전략이다. 이 회사는 업계 최초로 14나노 제조 공정이 적용된 ‘브로드웰’을 올해 중으로 출시한다. 아울러 x86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인 ‘쿼크’ 칩으로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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