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연간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 대응에 늦은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 평가다. 인텔은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급격한 매출 성장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16일(현지시각) 인텔은 2013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인텔의 매출은 138억3400만달러, 영업이익은 35억4900만달러, 순이익 26억2500만달러(주당 51센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 6% 늘었다. 4분기 인텔의 매출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순이익은 기대치 대비 소폭 낮았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인텔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527억800만달러, 영업이익은 122억9100만달러, 순이익은 96억2000만달러(주당 2.13달러)였다. 전년 대비 매출은 1%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각각 16%, 13% 축소됐다. 인텔은 2012년도에도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감소했었다. 실적 하락세가 2년 연속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적 부진의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PC 시장 축소에 따른 여파다.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사업을 관장하는 PC클라이언트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330억3900만달러, 영업이익은 118억2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4.2%, 9.7% 감소했다. 성장했어야 할 기타인텔아키텍처 부문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이 부문에선 스마트폰, 태블릿용 아톰 시스템온칩(SoC) 등을 다룬다. 기타인텔아키턱처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40억9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당 부문의 영업손실은 24억4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됐다. 다만 서버칩을 판매하는 데이터센터그룹은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추세와 맞물려 매출(112억3800만달러)과 영업이익(51억6400만달러)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직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PC 시장 축소에 따른 실적 하락세를 상쇄하기 위해 올해 태블릿용 SoC의 출하량 목표치를 4000만대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1000만대) 대비 4배 확대된 수치다. 아울러 1분기부터 14나노 제조공정을 적용한 CPU ‘브로드웰’의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나노 공정 양산은 반도체 업계 최초 사례다.
인텔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매출액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데이터센터그룹은 낮은 두 자릿수의 성장을 예상하지만 PC클라이언트그룹 매출은 한 자릿수 중반으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매출 전망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인텔의 매출이 1.2%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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