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사 주도의 시장 상황서 신생 개발사 게임 이례적 호응
- ‘불멸의전사’ 카톡 이어 밴드로도 출시…새 플랫폼에 기대감 보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모바일게임 하나가 장안의 화제다. ‘게임이 좋으면 뜬다’, ‘콘텐츠가 경쟁력’이라는 단순하지만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이 명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몇몇 대형사가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 13명의 신생 개발사가 기분 좋은 사고를 쳤다. 레드사하라스튜디오의 ‘불멸의전사’ 얘기다. 이 회사는 퍼블리셔(전문 서비스업체) 없이 독자 서비스에 나서 불멸의전사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6위에 올려놓았다.
지난 15일 이지훈 레드사하라스튜디오 대표<사진>를 성남시 야탑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에게 인터뷰 첫 질문부터 대뜸 ‘불멸의전사’ 흥행 이유를 물었더니 다소 김빠진 대답이 돌아왔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재차 질문하자 생각한 바가 있었는데 시장에서 잘 받아들인 것이라는 겸손한 발언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온라인게임 DNA를 충실히 구현한 게임을 만들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전투와 길드 등의 온라인 DNA를 불멸의전사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불멸의전사는 진영 간 한차례씩 공격을 주고받는 턴(Turn)제 게임과 달리 실시간 전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파티를 맺고 동적으로 진행되던 전투를 불멸의전사에서 구현한 것이다.
또 이용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조작은 피했다. 자동 전투 도중 언제든 개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파티 구성에서도 캐릭터 간 역할을 분명히 했고 영웅을 포함한 파티 구성에서도 전략적 조합이 가능하도록 신경을 썼다.
사실 이 대표가 언급한 콘텐츠와 시스템은 여타 개발사에서도 상당 부분 구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수백, 수천가지의 세부 콘텐츠 간 밸런스(균형) 조정과 유기적 연결이 게임의 재미와 최종 완성도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불멸의전사가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선 온라인게임사 재직 시절 얻은 노하우가 크게 보탬이 됐다.
레드사하라스튜디오는 게임사 웹젠 출신들이 주도해 지난해 9월 설립한 개발사다. 이 대표는 그동안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으로 잔뼈가 굵었으며 이 회사 박정석 이사, 노동환 수석게임디자이너는 각각 R2, 뮤블루 등 다수의 게임 개발에 참여했었다. 웹젠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그 와중에 뜻이 모였고 창업에 나서게 됐다.
이에 레드사하라스튜디오가 퍼블리셔 없이 독자 서비스에 나섰던 이유도 당시 경험이 밑천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외부에서 볼 때 ‘무모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 퍼블리셔의 뒷받침이 없는 가운데 중소 개발사가 홀로서기를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업계 실패 사례로도 위험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대표는 자체 서비스가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판단이다. 개발자들이 직접 고객 응대를 도맡고 있는데 이를 통해 고객 응대와 동시에 개발에 들어가 서비스를 개선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향후 이용자들이 많아지면 외부 인력을 운용할 방침을 전했다.
그는 “회사 인력들이 개발과 서비스를 동시에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고 그게 (시장에서) 잘 맞아떨어졌다”며 “콘텐츠가 제일 중요한 흥행 요소는 맞지만 우리도 개발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서비스 준비는 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퍼블리셔와의) 수익분배가 자체 서비스의 이유였기도 하고 우리가 게임을 잘 아니까 한번 해보자 생각이 있었다”며 “셀프퍼블리싱(자체 서비스)을 하면 직접 유저 반응을 체감하기 때문에 (실패를 하더라도) 다음 라운드에선 찬스를 잡지 않겠나 경험을 하면 좋겠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불멸의전사는 밴드게임으로도 출시된다. 밴드게임 2차 라인업에 포함돼 있다. 밴드게임과 앞서 출시된 카카오게임 버전과는 서버가 공유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카카오와 밴드 둘 중 어느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겨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용자 카니발(자기잠식)이 있을 것인데 기존 100명의 이용자가 있다면 50대50, 70대30 이렇게 나눠지지 않고 70대50으로 전체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밴드는 카카오가 커버하지 못하는 새로운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또한 이 대표는 인력 충원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시장 대응을 위해 개발진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작은 회사는 업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서로가 부딪히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도 맞아야 한다”며 조직에 융화될 수 있는 인재상을 꼽았다.
불멸의전사의 해외 진출에 대해선 “우선 국내 서비스 안정화가 급선무다. 향후 중국 일본 등 큰 시장 쪽 진출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작 계획엔 “모바일 RPG가 되지 않겠나”라면서도 “결정된 것은 없다. 여러 장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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