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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정지 기기변경 정책 통해 드러난 통신 3사 ‘속내’

- 기기변경, 대표적 집토끼 우대책…SKT ‘환대’·KT ‘애매’·LGU+ ‘박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 3사 사업정지가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5월19일까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돌아가며 이뤄진다. 현재 LG유플러스와 KT가 사업정지다.

사업정지를 당하면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지 못한다. 타사 가입자를 뺏기보다는 기존 가입자 위주 정책을 취해야 한다. 기존 가입자 우대 대표적 정책은 기기변경이다. 이 부분에서 통신 3사 전략은 다르다. SK텔레콤은 적극적 LG유플러스는 소극적이다. KT는 애매하다. 3사 전략 차이는 각사의 가입자 기반과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번 사업정지 기간 기기변경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다만 단말기를 구매한지 24개월이 지난 사람은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린 사람도 새 스마트폰을 살 수 있다. 통신사는 가입 후 24개월, 즉 2년이 지난 사람을 지킬 것이냐 보낼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이들은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알아서 단말기를 교체한다. 떠나면 경쟁사 가입자를 데려오면 된다. 통신사는 그다지 득 될 것이 없다. 실익만 따지면 소극적 태도가 맞다.

SK텔레콤은 ‘뉴 착한기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18개월 이상 우량고객 대상이다. SK텔레콤이 기존 고객 단말 교체 지원에 나선 것은 작년 1월부터 3월 이뤄진 통신 3사 순차 영업정지 때부터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4분기 기준 ARPU는 3만5650원(청구기준)이다. SK텔레콤 ARPU는 통신 3사 중 가장 높다. 확률상 타사와 가입자를 바꾸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ARPU에 긍정적이다. 새로 가입자를 늘리는데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이미 SK텔레콤은 시장지배적사업자다. 점유율을 더 늘리면 원치 않는 규제와 사회적 책임도 늘어난다.

KT는 ‘좋은 기변’이 있다. 작년 11월 도입했다. 15개월 이상 가입자가 받을 수 있다. KT는 SK텔레콤처럼 작년 순차 영업정지 때 ‘통큰 기변’을 내놨지만 영업정지가 풀린 뒤 폐지했다. 이번 기변 행사 지속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양쪽에 가입자를 뺏기고 있다. 점유율 2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롱텀에볼루션(LTE) 시대 들어 LG유플러스 추격에 힘들어 하고 있다. 점유율 30% 지키기가 목표지만 장담키 어렵다. KT의 ARPU는 작년 4분기 기준 3만2160원. LG유플러스보다 낮다. 이론상 지키는 것보다 뺏는 것이 ARPU 상승에 유리하다. 문제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 고 ARPU 가입자는 나가고 저 ARPU 가입자가 들어온다. 기기변경으로 남는 사람이 고 ARPU 가입자라는 보장도 없다. KT로서는 이중고다. 일단 양쪽에 대응을 하지만 방향을 하나로 정할 때가 곧 온다.

LG유플러스는 기기변경에 돈을 투입할 까닭도 동기도 없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 1월 LG유플러스 2세대(2G) 가입자는 362만8352명 LTE 가입자는 727만7499명이다. LG유플러스가 기기변경에 돈을 쓰지 않는 것은 바로 2G 가입자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1년 7월 LTE를 시작했다. LTE 가입자를 본격적으로 모집한 것은 2011년 10월부터다. LG유플러스의 2011년 3분기 기준 ARPU는 3만431원이다. 2013년 4분기 기준 ARPU는 3만5388원이다. 5000원 가까이 증가했다. 2G 가입자가 남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회사에 좋다. 기기변경 제도를 도입하면 2G 가입자가 수혜를 본다.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2G 가입자가 적정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기기변경 프로그램 도입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

한편 3사 전략 차이에 대해 통신사 관계자들은 “기기변경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비용”이라며 “통신사가 처한 상황과 가입자의 질에 따라 각사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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