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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IT 경쟁력을 위한 필수조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 IT시스템과 오픈소스(Open Source)는 그동안 거리를 유지해왔다. 안정성을 중시하고 보수적인 IT 투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금융권에서 오픈소스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이는 안정성 부족 및 지원체계에 대한 불확실성 등 오픈소스에 대한 맹목적인 불신에서 기인한 바 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변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한국거래소의 차세대 거래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Exture+)’ 오픈이다. 자본시장거래의 핵심인 차세대 거래시스템에 리눅스와 x86 서버 등 오픈소스의 대표적인 기술을 대거 채택한 것이다.

안정성과 속도 면에서 자본시장 시스템은 은행권의 시스템보다 더욱 더 가혹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밀리세컨드(1ms=1000분의 1초) 이하를 만족하는 체결 속도는 물론 거래 정합성을 위한 안정성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거래소가 오픈소스 기반의 기술을 채택했다는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금융권의 우려와 달리 오픈소스 기술이 이제는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픈소스에 대해 비용절감을 위한 도구로 바라봤던 금융권에선 이제는 오픈소스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간이라는 점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개발 및 운용비용 절감 측면보다는 경쟁우위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실제로 외국에선 은행을 중심으로 오픈소스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로데스톤 파운데이션(Lodestone Foundation)’은 도이치방크가 후원하는 금융권 오픈소스 재단이다. 이 재단은 자본시장에 필요한 공통기술을 커뮤니티에서 개발하고 업계가 공유하자는 목표를 두고 설립됐다.

실제로 최근 엔터프라이즈 IT시장을 살펴보면 오픈 아키텍처와 오픈소스 영역에서 주로 최신기술이 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소스 기술을 이해하고 습득한다는 것은 곧 그 회사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기술을 내재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금융권에선 오픈소스는 아직도 비용절감을 위한 방법으로 모색되고 있기도 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해외법인 기간시스템의 비용절감을 위해 지난해 오픈소스를 적용했다. 최근 인수한 미국 내 한국계 금융회사인 브로드웨이내셔널뱅크(BNB)의 기간시스템에 오픈소스를 적용, 재구축하는 한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외국 법인에 기간시스템을 오픈소스 기반으로 구축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오픈소스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경험 확보와 이를 통한 업무 효율성 달성,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금융권의 새로운 조망을 받고 있다.

한편 최근 확대되고 있는 빅데이터의 업무 적용을 위해서도 오픈소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일부 업무에 오픈소스 기반 분석 툴인 ‘R’을 도입한 이래 하둡(Hadoop) 기반의 빅데이터 솔루션의 파일럿 적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보안관제 및 내부정보 유출 방지 시스템에 빅데이터 분석 기법이 도입되면서 자연스럽게 금융권에선 오픈소스 기반의 기술 습득이 이뤄지고 있다.

동양증권의 경우 스플렁크(splunk)를 활용, 대량의 보안 연관 이벤트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보이스 피싱, 파밍, 스미싱 등 고객의 과실로 인해 발생되는 불법 금융거래 탐지에 나서고 있다 .

물론 스플렁크의 경우 오픈소스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기업용 솔루션이 오픈소스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기업에서는 오픈소스와 상용 소프트웨어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시스템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IT벤더들 역시 오픈소스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라클, 테라데이타 등 금융권 데이터웨어하우스(EDW)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미 자사 제품과 오픈소스와의 연동을 주요 기능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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