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업계 입장에서 이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인수가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등 국내 모바일 메신저 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미국의 왓츠앱, 중국의 위챗 등과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있다. 이들에게 이번 소식은 희망의 메시지일 수도, 절망의 시초일 수도 있다.
일단 왓츠앱이라는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대신 페이스북이라는 SNS 공룡이 카카오톡과 라인의 경쟁상대가 됐다는 점에서는 위협요소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 왓츠앱은 월간 이용자가 4억5000명이 될 때까지 전혀 마케팅에 돈을 쓰지 않았다. 이 잠재력에 페이스북의 자본력이 결합되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주식시장은 국내업체에 크게 반응했다. 20일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8.13% 떨어졌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2조원이 사라졌다. 네이버 주가는 라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수개월동안 승승장구해 왔는데, 이번 인수로 기대감이 꺾이면서 급락한 것이다.
반면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다르게 평가한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왓츠앱은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연간 매출은 1500억 원 수준"이라며 "이에 반해 라인은 적은 가입자 기반(3억500만 명)에도 게임, 스티커, 광고 등 다양한 사업 모델로 4500억 원의 매출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페이스북이 인수 시 발표한 것처럼 왓츠앱을 순수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 애플리케이션으로 유지할 경우 라인은 차별적인 경쟁력과 콘텐츠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최윤미 연구원도 "왓츠앱의 월 이용자(MAU)는 4억5000명, 향후 가입자 목표는 10억명이며 북미와 유럽에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경우 네이버의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인도, 남미 등에서도 가입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경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가입자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도 왓츠앱에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더넥스트웹은 “왓츠앱은 인기가 많지만, 생각만큼 지배적이지는 않다”면서 “텐센트의 위챗과 NHN(네이버)의 라인이 글로벌 골리앗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 측은 “다른 회사에 대해 코멘트하기는 적절치 않으나, 모바일 서비스의 중심에 있는 라인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의 가치를 나타내는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위기가 아닌 적은 없었다. 우리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플랫폼으로 진화해 수익모델을 만든 세계 최초이며. 플랫폼으로써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이제 주요 전장이 됐다. 페이스북이 위챗을 인수한 것과 함께 텐센트(위챗)는 미국 구글과 손잡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라쿠텐이 바이버를 인수했다. 구글은 자신의 행아웃을 안드로이드의 기본 문자 앱으로 강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과 라인이 이 전투의 승자가 된다면 글로벌 IT업계를 지배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정부가 인터넷 규제 등으로 국내 기업 발목을 잡지 않는다면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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