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동부하이텍이 지난해 연간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9일 동부하이텍은 실적공시를 통해 작년 매출 4937억5200만원, 영업손실 119억1200만원, 순손실 833억3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4% 줄었지만 적자폭은 축소됐다.
동부하이텍은 작년 2분기와 3분기 흑자를 이어가며 연간 흑자달성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4분기 시황 악화에 발목을 잡혔다. 회사 측은 “4분기 IT기기 수요 감소로 인한 전방산업의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라며 “다만 고부가가치 제품의 증가 및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은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16년간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동부하이텍은 2010년 2813억원, 2011년 354억원, 2012년 144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기대했던 흑자달성에 실패함으로써 매각 작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동부그룹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동부그룹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최근 공동 매각 주관사로 노무라증권을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기로 했다. 당초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고용 안정 등을 위해 동부하이텍을 국내 업체에 매각할 방침이었으나 매각 실패를 우려해 외국계 업체에게도 입찰 기회를 준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대만(TSMC, UMC, 뱅가드, 파워칩, WIN), 아랍에미리트(글로벌파운드리), 미국(IBM), 중국(SMIC, 화홍그레이스), 이스라엘(타워재즈), 한국(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매그나칩)의 여러 업체들이 동부하이텍과 같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동과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이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해 동부하이텍을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동 자본이 들어간 글로벌파운드리는 고성능 CPU를 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동부하이텍의 아날로그 공정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경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름으로 돈을 번 중동 자본은 반도체와 같은 하이테크 산업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 역시 최근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화홍그레이스는 화홍과 NEC, 그레이스 3사가 합쳐진 기업으로 최근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편 반도체가 다량 필요한 완성품 혹은 디스플레이 대기업이 동부하이텍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부하이텍은 복합고전압소자(BCDMOS), 고성능 아날로그 CMOS, CMOS이미지센서(CIS), 임베디드플래시로직, 고전압 CMOS 등이 주력 공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의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은 5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순위는 전년 대비 한 단계 뛰어오른 9위에 랭크됐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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