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알뜰폰 사업자, KT로부터 유심 구매…제조사 직접 계약보다 비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가입자식별모듈(USIM, 유심) 판매를 통해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사업자에게 일종의 통과세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유심은 3세대(3G)과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을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KT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와 달리 유심을 KT로부터 공급받는다. 이 과정에서 KT 알뜰폰 사용자는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에 비해 2배 가까운 가격에 유심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알뜰폰 사업자의 유심 수급 경로가 다르다.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는 유심제조사와 계약을 하는 반면 KT 알뜰폰 사업자는 KT에서 유심을 받는다. 유심은 가입자의 이동통신 전화번호 등 가입자 정보가 담겨있다. 유심이 있어야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3G와 LTE용 단말기에 들어간다.
유심제조사로부터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는 2900~3700원에 유심을 납품을 받는다. 소비자 판매는 5000~7000원에 한다. KT 알뜰폰 사업자는 KT에서 3G용은 2500원 LTE용은 6000원에 유심을 받는다. 판매가는 3G 5000원 LTE 90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2세대(2G) 알뜰폰 사업자만 있어 유심이 필요없다. LTE 알뜰폰은 공급 방안을 논의 중이다.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레콤에 비해 낮은 유심 판매가를 책정했다. 그러고도 유심 유통 이익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KT 알뜰폰 사업자는 공급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가격 차별화를 할 수 없다.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가 유심제조사로부터 공급 받는 가격을 감안하면 KT는 자사 알뜰폰 가입자에게 유심을 주며 개당 최대 2300원의 이윤을 남긴다.
KT 알뜰폰 사업자는 이전부터 KT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이런 저런 수수료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유심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유심 가격 인하 또는 제조사 직접 구매를 인정하라고 주장해왔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은 저렴한 통신료가 장점이라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라며 “몇 천원 통신비를 아끼려는 사람이 1만원 정도 되는 유심비를 내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겠느냐”라고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서는 숨겨진 통과세를 없애는 것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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