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그래픽카드 2위 업체인 AMD가 신형 제품군으로 점유율 증대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게임 개발사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키워 자사 제품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1위 업체인 엔비디아 역시 성능을 강화한 그래픽카드 신제품군을 내놓고 총력전을 전개할 태세여서 양사간 대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AMD는 미국 호놀룰루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차세대 그래픽카드 라데온 R9 290·290X(코드명 하와이)를 공개했다. 플래그십 모델인 라데온 R9 290 시리즈는 경쟁사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그래픽카드 대비 성능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290X는 단일 처리능력이 5테라플롭스(TFLOPS, 초당 1조번 연산)를 상회한다. 이는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제품인 지포스 타이탄(4.5TFLOPS)보다 앞서는 것이다.
AMD는 이번 발표에서 세세한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최상위 제품보다 성능이 좋고 가격 또한 저렴하게 출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AMD 이날 중보급형 제품군인 R9 280X·270X, R7 260X·250 그래픽카드도 새로 공개했다. R9 280X는 엔비디아 지포스GTX 760과, R9 270X는 지포스GTX 660과, R7 260X는 지포스 GTX 650 Ti와 직접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AMD R9, R7 시리즈는 모든 등급에서 엔비디아 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임 개발사 생태계도 적극적으로 구축한다. AMD는 자사 GPU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로 레벨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인 ‘맨틀(mantle)’을 공개하고 ‘콘솔 게임을 재빨리(혹은 동시에) PC용으로 이식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간 콘솔 및 PC용 게임이 그래픽 등에서 ‘질’적으로 차이가 났던 이유는 개발 환경이 달랐기 때문이다. PC는 저마다 사양이 달라 개발사들은 PC용 게임을 만들 때 호환성 확보를 위해 다이렉트X 같은 표준화된 API를 이용했다. 이는 개발의 유연성 및 결과물의 질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GPU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맨틀로 라데온 시리즈에 최적화된 고품질 콘솔용 게임이 다량 PC용으로 이식된다면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AMD가 로 레벨 GPU API 전략을 꺼내들 수 있었던 배경은 차세대 콘솔 게임기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 위 U에 자사 칩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에는 AMD의 그래픽코어넥스트(GCN) GPU가 탑재돼 있어 개발이 용이하다.
엔비디아도 플래그십 모델인 ‘타이탄’의 후속 버전을 준비하는 등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한쪽 업체가 신제품을 내면 다른쪽은 더 나은 성능의 제품으로 경쟁을 지속해왔다”며 “AMD에 이어 엔비디아 역시 개선된 제품군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62%로 1위를, AMD는 38%로 2위를 기록했다. 매트 스키너 AMD 그래픽 사업부문 부사장은 “신형 라데온 시리즈 그래픽카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내년에는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엔비디아와 동등한 점유율을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맨틀’ 전략이 전개되면 AMD는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와 점유율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놀룰루(미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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