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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래리앨리슨 오라클 회장, 고객보다 요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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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24일(미국시각)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 앞. 오라클 창업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앨리슨 회장을 기다리며 수천 명의 인파가 행사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오라클 오픈월드 2013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앨리슨 회장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서다. 앨리슨 회장은 이 자리를 빌어 오라클의 가장 중요한 신제품과 전략을 발표하곤 했다.

그런데 래리 앨리슨 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앨리슨 회장은 원래 오라클의 새로운 퍼블릭 클라우드인 데이터베이스(DB as a Service)  서비스와 자바 서비스(Java as a Service)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예정 됐던 기조연설은 토마스 쿠리안 수석 부사장이 대신했다.   

회사 측은 래리 앨리슨 회장이 국제 요트대회인 ‘아메리칸 컵’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오라클은 아메리칸 컵 미국 대표팀인 ‘오라클 팀 USA’의 후원사다.

이 팀은 뉴질랜드 팀과의 대결에서 8승 6패로 뒤지다가 이날 2연승을 거듭해 극적으로 8대 8 동점을 만들었다. 아메리칸 컵은 9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래리 앨리슨 회장이 오라클 오픈월드 기조연설까지 외면하고 요트 경기에 매달린 이유다.

앨리슨 회장의 불참이 발표되자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상당수의 인파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행사장을 나섰다. 일부는 참석자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오라클 임직원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앨리슨 회장의 발표 내용도 내용이지만, IT업계의 거물이자 스타 CEO인 앨리슨 회장의 연설을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행사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인파에는 오라클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고객, 오라클과 함께 일을 하는 파트너 등이 섞여 있었다. 이들은 이번 행사에 약 280만원을 내고 참석한 사람들이다.

앨리슨 회장의 불참으로 오라클 직원들은 화난 고객들을 달래느라 난처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앨리슨 회장은 유별난 행동을 곧 잘 하는 IT업계의 기인(奇人)으로 유명하지만, 요트대회를 이유로 고객들이 기다리는 곳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업계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듯 보인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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