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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에 구애하는 스토리지 기업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참가팀들에 대한 스토리지 기업들의 구애가 뜨겁다. 0.01초가 승부를 가르는 F1 경기에서 신속한 데이터 처리와 정확한 분석은 곧 팀 우승을 결정짓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실제 F1 경기를 통해 한해에 생성되는 데이터양만 약 2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무려 옥스포드 사전 6억 7200만권과 맞먹는 규모다.

차량에
부착된 수백개의 센서를 통해 타이어와 엔진, 차량온도 및 연료상태 등의 핵심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참가팀들이 최단 기간에 완주시 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트랙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텔레메트리 데이터와 차량의 바람 저항을 최소화시킥 위한 풍동 실험 등을 통해 발생한 데이터 등을 분석해 경주용 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내년 F1 경기부터는 친환경을 위해 경주차의 연료 소모량을 35% 이상 절감해야 하는 규정이 포함되면서 기술적 혁신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F1 참가팀들은 IT기업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스토리지 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F1과 같이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큰 경기에서 자사 제품을 도입한 팀이 우승을 할 경우, 홍보 효과도 극대화된다.

대표적인 스토리지 기업 EMC와 넷앱도 최근 들어 F1 참가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EMC의 경우 4일(현지시간)부터 개최한 ‘미드레인지 메가런칭’ 이벤트를 이틀후 F1 경기가 개최되는 이탈리아에서 개최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F1 참가팀 중 하나인 영국 기반 로터스팀의 CEO가 직접 참석해 EMC의 최신 기술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2015년 F1 그랑프리에서 1위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로터스 F1팀은 EMC를 ‘2014년 공식 개발 파트너’로 선정, 향후 4년 간 상호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EMC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 또한 ‘변신을 주도하기 위한 속도(SPEED TO LEAD)’로 정하고 행사가 개최된 밀라노의 이스트 엔드 스튜디오를 F1 경기장 컨셉으로 꾸며놓아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행사장의 스탭들은 모두 F1 경기복을 착용했으며, 실제 F1 경주차와 타이어들을 행사장 곳곳에 배치함을 물론 F1 모형 차량을 통해 자동차 게임을 할 수 있는 부스도 만들어 두었다.

심지어 EMC는 이번에 공식 출시한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신제품 VNX 5400을 기반으로 로터스 F1팀을 위한 특별 한정판 시스템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현재는 로터스팀을 위해서만 제작됐지만, 추후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EMC는 로터스팀에 VNX 신제품은 물론 V블록, VSPEX, 아트모스 스토리지, 데이터도메인 중복제거 시스템, 클라우드 티어링 어플라이언스, 싱크플리시티, 다큐멘텀, 그린플럼 등 EMC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패트릭 루이스 로터스F1팀 CEO는 “F1 경기의 관건은 경주에서 이기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와 같은 최상의 IT 기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EMC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스토리지 기업 넷앱 역시 지난 2012년부터 스위스 기반의 자우버 F1팀에 자사의 고성능 데이터 관리 부문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우버 F1팀은 차량에 부착된 100여 개의 센서에서 생성된 타이어, 엔진, 차량온도 및 연료상태 등의 핵심 정보를 실시간으로 넷앱의 통합 솔루션인 플렉스포드로 전송해 분석하고 있다.

넷앱 솔루션의 기술적 지원을 받은 지 1년여 만에, 자우버 F1팀은 엔지니어의 차량정비 동선과 전반적인 전력소비를 기존 대비 50%나 감소시켰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매그너스 프레이 자우버 모터스포츠 AG IT 총괄은 “넷앱은 자우버의 성공을 위해 핵심적인 요소를 제공해 주는 등 단순한 기술 파트너가 아닌 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넷앱 측은 “F1 참가팀들이 최단 기간에 완주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고성능 데이터 관리 환경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많은 F1팀들이 이같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피트스톱’과 같은 부분에서 다양한 개선점들을 도출한다. 피트스톱은 레이스 중에 경주차의 수리나 조정, 타이어 교환 연료 보급
등을 지원받는 장소인 ‘피트’에서 도중 정차하는 것을 말하는데, 통상 이 시간은 5초 미만이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인피니티 레드불 레이싱팀의 경우, 올해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타이어 교체와 주유 등의 동선을 최소화해 맥라렌팀이 갖고 있던 기존 피트스톱 최고 기록 2.31초를 26초나 앞당긴 2.05초의 피트스톱을 기록했다.

또한
맥라렌팀의 경우 경기기록 단축을 위해 피트스톱을 두 번만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해, 지난 4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중국 그랑프리에서 다른 팀(세 차례)과 달리, 두 차례만 피트스톱을 진행했다. 피트스톱 전략이 적중한 맥라렌팀은 이 대회에서 3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한 5위로 최종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처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F1 참가팀들은 계속해서 기록을 갱신하고 우승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선 스토리지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현재 선수별 F1 순위를 살펴보면, 로터스팀의 키미 라이코넨이 총 134점으로 4위, 로망 그로쟝은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우버팀의 경우 니코 휠켄베르그 선수가 15위로 다소 뒤쳐져 있다. 향후에는 자사와 협력하는 F1팀의 경기 결과가
스토리지 업체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밀라노(이탈리아)=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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