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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비싼 스마트폰만 좋아한다고?

- 미래부, 단말기 유통구조개선 추진…단말 선택권 강화 기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소비자의 휴대폰 선택권 강화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임시국회 통과가 무산된 가운데 미래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통과가 예상되고 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은 과도하고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에 따른 불합리한 서비스-단말기 연계 사슬을 끊겠다는 것이 골자다.

보조금을 차별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조금 지급을 조건으로 비싼 요금제 사용을 강제하는 행위 역시 금지된다. 보조금 지급을 받지 않는 가입자에게도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제공해야 한다.

또 하나 미래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권 강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재 국내 휴대폰 시장이 지나치게 고가폰, 플래그십폰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프리미엄폰 및 베이직폰 가격은 전세계 48개국 중 2위로 비싼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에서도 2012년 우리나라의 휴대폰 평균공급가격(ASP)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415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세계 평균인 166달러에 비해 2.5배 높은 수준이다.

단말기 가격이 높다보니 통신사 입장에서는 고가 요금제와 결합해 할인폭을 올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자는 단말기 할부금을 내는 것은 물론, 쓰지도 않는 음성, 데이터까지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통신요금이 대폭 상승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 OECD의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13\'에 따르면 2011년우리나라 가계통신비 지출액은 PPP 환율 기준으로 148달러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3위다. 가계통신비는 통신요금과 단말기 구입대금 지출로 구성된다. 즉, 잦은 스마트폰 교체와 고가 요금제 연계 가입이 가계통신비 지출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올해 2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LTE62 요금제의 경우 기본으로 제공된 서비스 용량 중 음성은 63%, 문자는 28.5%, 데이터는 56.7%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요금제 선택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지만 보조금이 연계된 단말기 유통구조가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보조금은 불필요한 단말기 교체도 유발한다. 지난해 주요 국가별 연간 단말기 교체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67.8%(단말기 교체주기로 환산시 16~18개월)로 1위다.

홍진배 미래부 과장은 \"자동차는 대형 승용차부터 경차까지 자기 소득, 취향에 맞게 소비한다\"며 \"하지만 휴대폰 시장에서는 제조사들이 해외서 판매하는 저가형 모델들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과장은 \" 저가 제품은 내놓지도 않으면서 한국 사람들이 고가 제품만 좋아한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법이 추진되면 다양한 가격대의 외산, 중소업체들의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기존 제조사들도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시장이 명확하게 구분되면 다양한 스펙과 가격대의 휴대폰이 시장에 나올 수 있으며 소비자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스마트폰 스펙이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산 단말기의 국내 유입으로 제조사간 가격경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업계도 서비스 시장과 단말기 시장 구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법이 제정돼 어디서나 똑 같은 가격에 단말기를 팔게되면 출고가격이 더 떨어지고 외산 단말기 진입도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이 요금 중심으로 가게 되면 통신사 입장에서도 가입자당 매출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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