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정착, LG전자 스마트폰 3위 안착 잣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브랜드 ‘옵티머스’를 프리미엄 제품에서는 빼기로 공식 확정했다. 스마트폰은 옵티머스라는 대표 브랜드를 버리고 각각의 제품군을 상징하는 ‘G’와 ‘뷰’로만 명명키로 했다. 이번 전략이 LG전자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위상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휴대폰 시업을 해오며 마케팅 비용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아 고심해왔다. 옵티머스 전 브랜드인 싸이언도 같은 과정을 거쳐 폐기됐다.
◆싸이언, 만년 2위 브랜드 ‘이미지’ 못 벗어=1997년 처음 등장했던 LG전자의 휴대폰 브랜드 ‘싸이언’은 ‘귀족의 자제’라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그래서 ‘CION’으로 표기했지만 2000년 ‘사이버 온(Cyber on)’으로 의미를 바꾸며 ‘CYON’이 됐다. 그러나 이름 의미를 바꾸고 표기를 바꿔도 삼성전자 ‘애니콜’에 밀려 휴대폰 만년 2위 브랜드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LG전자가 ‘초콜릿폰’ ‘샤인폰’ 등 제품 자체 애칭 마케팅에 신경을 쏟은 것도 그래서다.
옵티머스는 등장 시기부터 좋지 않았다. 첫 옵티머스폰이 나온 시점은 2010년 4월. 옵티머스(모델명 LG-GT540)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보급형이었다. 이 해 LG전자는 특기할만한 제품이 없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에서도 전시는 하지 않고 사업 상담만 했다.
옵티머스 브랜드 의미는 ‘최선 최상’을 뜻하는 라틴어라지만 최선도 최상도 아닌 첫 제품 덕에 쉽지 않은 출발을 한 셈이다. 2010년은 이미 애플과 블랙베리(당시 림) HTC 등이 신흥 스마트폰 강자로 떠오르며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 된 시기다.
◆옵티머스, 첫 단추부터 잘못=국내에 처음 나온 옵티머스폰 ‘옵티머스Q(모델명 LG-CU2300)’에 대한 인상 역시 ‘싸이언과 별 것 없네’였다. 경쟁사는 안드로이드 2.0버전(프로요)를 탑재한 폰을 팔고 있는데 안드로이드 1.6버전을 넣은 것부터 실수였다. 이후 ‘옵티머스G’가 등장하기 전인 작년까지 LG전자는 프리미엄폰이라고 출시해도 소비자는 중저가로 인식하는 문제가 지속됐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브랜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2011년부터 나왔다. LG전자도 내부 격론이 오갔다. 특히 옵티머스G 출시 전에는 옵티머스 제외가 거의 성사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동안 투입한 마케팅 비용과 전 세계 시장에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홍보에 걸리는 시간 등이 발목을 잡았다.
LG전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는 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브랜드 전환 또는 복수 브랜드 운영으로 피해간 사례는 일본 완성차 업계가 대표적이다.
◆브랜드 전환, LG전자 프리미엄폰 첫 세계 동시 출시 맞물려=옵티머스 폐기가 LG전자가 제대로 된 프리미엄 제품을 처음 세계 시장에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는 것과 맞물린 것도 긍정적이다.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옵티머스G나 ‘옵티머스G프로’는 국내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세계 시장 상륙은 늦었다. LG전자에 대한 전 세계 통신사의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프로를 계기로 옵티머스G의 후속작 ‘G2’의 경우 이미 미국 주요 통신사가 8월 출시를 약속하는 등 3분기 세계 시장 출시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G2가 성공할 경우 G브랜드 전 세계 안착은 물론 LG전자의 스마트폰 3위 도전은 청신호다. G2가 실패할 경우 G브랜드도 싸이언 옵티머스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 LG전자의 스마트폰 3위 도전 역시 적신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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