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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8주년/OLED디스플레이③] TFT를 둘러싼 물밑 경쟁… LTPS(삼성) vs. 옥사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이미 삼성과 신규 진입 업체간 기술 경쟁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은 바로 박막트랜지스터(TFT)를 구성하는 재료의 종류다. TFT는 OLED 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는 필름 형태의 반도체로 일정한 전류를 흘려 유기물이 빛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디스플레이의 TFT 재료로 다결정실리콘(Poly Si)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비정질실리콘을 400도씨 이하의 비교적 저온인 환경에서 결정화하고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 공정을 도입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인듐(In), 갈륨(Ga), 아연(Zn)을 화합한 산화물(IGZO), 즉 옥사이드를 TFT의 재료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의 TFT로 많이 활용됐던 비정질실리콘(a-Si)의 경우 전자의 이동도가 1cm2/Vs 이하로 낮다. 반면 다결정실리콘은 100cm2/Vs, 옥사이드의 경우 30~40cm2/Vs로 높다. 비정질실리콘 대비 옥사이드는 30~40배, 다결정실리콘은 100배 이상 전자 이동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전자 이동도가 높다는 건, 전류 구동력 역시 높다는 의미다. OLED는 전류량에 비례해 밝기가 결정되므로 전자의 이동도가 낮은 비정질실리콘은 재료로는 적합하지 않다.

전자 이동도가 높은 재료는 고해상도 구현에 적합하다. 화소수를 늘리면 그 만큼 트랜지스터 집적도도 높아져야 한다. 전자 이동도가 낮으면 늘어난 트랜지스터에 대응하지 못해 화면 구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업계 및 학계에선 다결정실리콘의 이동도가 매우 높긴 하나 옥사이드의 사양 정도로도 충분히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들 수 있다는 공통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실제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상용화한 55인치 풀HD OLED TV는 옥사이드 TFT 기반이다.

옥사이드 TFT는 기존 비정질실리콘 장비를 대부분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하다. 다결정실리콘 TFT 공정은 8개의 마스크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옥사이드는 6~7개로 단위 시간당 생산량에서도 차이를 나타낸다(비정질실리콘은 4번). 이는 곧 원가 상승을 야기한다.

최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3에 접수된 OLED 관련 연구 논문은 모두 다결정실리콘이 아닌 옥사이드 기반이었다. 삼성은 원가경쟁력에서 이들 업체에 밀릴 수 밖에 없다. 또한 후방 생태계(장비, 재료 등)의 고립화로 연구개발(R&D)의 운용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옥사이드는 많은 업체들의 참여로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자연스러운 기술 컨소시엄이 형성될 수 있다. 이는 기술적 난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박상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여러 장점이 많은 옥사이드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킬러 TFT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ID2013에서 기조 강연한 존 F 웨이저 오레곤주립 대학 교수도 “누설 전류가 적고 뛰어난 성능을 가진 옥사이드가 차세대 TFT 기술의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러한 업계 및 학계의 견해에 홀로 대응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SID2013 기조연설에서 “
높은 안정성 및 빠른 이동도를 갖춘 다결정실리콘 기반 TFT는 차세대 OLED 생산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결정실리콘이 옥사이드 대비 전기적 안정성이 뛰어나 양산화에 유리하다고 전제한 뒤, 4K 2K의 다음 세대인 8K 4K 시대에는 다결정실리콘 외에는(높은 전자 이동도를 필요로 하므로)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폴리실리콘은 구조 변경을 통해 곡률 반경을 2mm 이하로 낮출 수 있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강민수 디스플레이뱅크 연구원은 “다결정실리콘은 제조원가가 다소 높지만 양산화를 검증받은 재료이며 옥사이드는 상대적으로 투입 비용이 덜 들어가는 한편 균등한 전류를 일정하게 흘리기 힘들어 양산화에 애를 먹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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